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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찾은 발행, 속출하는 미매각 기관투자가들 낮은 금리밴드에 불만…입찰 참여 부족

조화진 기자공개 2012-05-29 16:56:35

이 기사는 2012년 05월 29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주(5.21~5.25) 공모 회사채 입찰 시장은 이달 들어 가장 활기를 띄었다. 그러나 우량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분위기와 달리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속출했다.

일부 회사채 수요입찰에서는 투자자들이 금리밴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투자자들이 수요입찰을 아예 무시하는 바람에 전액을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끌어 안아야 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투자수요가 살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요입찰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는 것은 발행사가 제시한 금리밴드에 대해 투자자들이 동의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우량 회사채일수록 발행사와 투자자의 금리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 마치 양쪽이 기싸움하듯 부딪히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증권사 DCM 관계자는 "수요입찰에는 기관투자가만 참여할 수 있는데, 현재 입찰에 나서는 기관이 채 10곳이 되지 않아 이들의 의사가 입찰결과에 그대로 반영된다"며 "투자자는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밴드에 불만이 많고 발행사들은 낮은 금리로 발행을 원해 두 갑(甲)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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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29일까지 머니투데이 더벨 SB(공모 일반회사채)만 집계


발행사들은 당초 제시한 밴드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하기보다는 차라리 미매각을 선택하고 있다. AA+등급인 ㈜SK의 경우 3년물 500억원 발행에 600억원의 수요가 몰렸지만 금리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액을 미매각으로 돌렸다. 2000억원 예정의 5년물 역시 2500억원의 응찰이 있었지만 금리밴드의 범위 안에 들어온 1800억원만을 유효수요로 인정해 200억원이 미매각으로 남았다.

현대백화점(AA+, 안정적)도 발행 예정인 1500억원 중 200억원이 미매각이다. 현대백화점 입찰에1800억원이나 되는 투자자가 몰렸지만 그 중 500억원은 현대백화점에서 제시한 국고3년에 21bp~29bp를 더한 금리밴드를 벗어나 물량을 배정 받지 못했다.

LG실트론(A+, 안정적)은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으로 응찰액이 발행목표액인 1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200억원에 그쳤다. LG실트론은 지난 24일 3년물과 5년물 각각 500억원의 회사채 입찰을 진행했다. 희망금리는 3년물의 경우 국고3년에 33~43bp, 5년물이 국고5년에 45~55bp였다.

3년물에 참여한 기관은 단 한 곳으로 100억원 응찰했지만 희망금리를 웃도는 금리여서 유효수요에서 제외됐다. 결국 3년물은 대표주관을 맡은 KB투자증권이 300억원,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각각 100억원씩 자체 인수하게 됐다.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5년물은 단 한 기관이 금리밴드 이내로 200억원 응찰해 배정이 완료됐다. 나머지 300억원은 우리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이 인수비율대로 나눠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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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회사채 발행시장이 쉬다시피 했지만 6~7월에는 발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대표주관사 선정 중인 OCI, 아시아나항공, CJ CGV, CJ E&M 등을 비롯해 수요입찰을 진행하기 위해 적정 금리밴드까지 정해 놓은 KT렌탈,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등이 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의 거부감이 커 수요입찰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딜(deal)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발행시장에 참여해 비싸게 채권을 사느니, 유통시장에서 물량이 나올 때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SK와 현대백화점의 회사채는 근소한 차이로 유효수요에서 벗어난 경우여서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일부 녹여 유통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bp일지라도 싼 값에 투자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6~7월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미매각 발생도 흔해질 것"이라며 "발행사가 금리밴드를 너무 낮게 제시하지 않도록 유도하거나,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입찰에 참여할 만한 동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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