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효성 등 오너가 수입차 장사 "신통치 않네…" 줄줄이 적자 '고전'..BMW 판매 코오롱만 실적 '쑥'
안경주 기자공개 2012-06-07 15:00:43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7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입차 시장이 열리면서 재벌들의 각축장이 된 수입차 판매사업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큰 타격을 받는다. 원달러 환율이 끝도 없이 치솟으면서 팔수록 손해를 본데다 수입차를 타는 사람은 '매국노'라는 인식이 퍼졌다. 수익성도 나쁜 데다 기업 이미지에까지 타격을 입을 지경에 처하자 앞다퉈 수입차 사업을 접기 시작했다.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수입차에 대한 인식도 변하자 떠났던 재벌들이 속속 수입차 사업으로 복귀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딜러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재벌 2~3세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이 '수입차 딜러' 사업에 뛰어든 것은 막대한 자본력과 인맥을 무기로 시장을 넓혀 그다지 공을 들이 않고서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 듯 지난해 처음으로 10만대가 넘는 판매기록을 세우는 등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경기 불안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10년 전 1만대 판매에서 10배나 증가한 것이다.
◇"잭팟 터트릴 줄 알았는데…"
현재 수입차 딜러 사업에 관여한 대기업으로는 GS, 효성, LS, 코오롱 등을 꼽을 수 있다. 허창수 GS 회장은 친인척과 센트럴모터스를 설립해 렉서스 판매 사업을 하고 있으며,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더클래스효성과 더프리미엄효성을 통해 벤츠와 렉서스를 팔고 있다. 이 밖에 LS네트웍스가 토요타, 코오롱글로텍이 BMW 딜러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는 당초 생각에 공격적으로 수입차 딜러사업에 뛰어들었던 재벌 2~3세들은 정작 이익을 확대하기는 커녕 연달아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주요 그룹의 계열사에 포함된 수입차 딜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본 토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를 판매하는 GS그룹 계열의 딜러사 '센트럴모터스'의 손실폭이 가장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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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모터스는 지난해 매출액 431억5500만 원을 기록해 전년도의 42억1300만 원보다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7억7600만 원, 19억8500만 원에 달해 전년대비 958%, 276% 각각 급증했다. 이 회사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11.92%, 인척관계인 허인영 승산 대표이사가 18.6%, 허준홍 GS칼텍스 부문장이 10.11% 등 오너일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렉서스를 파는 '더프리미엄효성'도 상황은 비슷하다. 효성토요타와 신동진이 각각 70%와 30%를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0.2% 늘어난 111억400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억100만 원과 7억1800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더프리미엄효성의 실질적인 주주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다. 지분 70%를 보유한 효성토요타는 장남 조현준 사장과 차남 조현문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각각 지분 20%씩을, ㈜효성이 나머지 40%를 보유한 회사다. 토요타 자동차의 판매를 대행하는 효성토요타 역시 지난해 매출액 407억5600만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40억7500만 원, 당기순손실 43억1700만 원을 냈다. 부동산 임대업을 목적으로 하는 신동진 역시 조현상 부사장이 지분 80%를,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이 각각 지분 10%씩을 보유해 오너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벤츠를 파는 '더클래스효성'도 실적이 줄었다. 더클래스효성은 지난해 매출 3072억2200만 원, 영업이익 28억7500만 원, 당기순이익 8억8700만 원을 기록해 손실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도보다 각각 63.4%, 84.2% 급감했다.
지난 2월 혼다와 재규어 랜드로버의 수입차 판매사업을 접은 두산가의 수입차 딜러사 DFMS(옛 두산모터스)도 작년에는 순이익이 줄었다
반면 BMW를 수입해 판매하는 코오롱글로텍(코오롱모터스)은 실적이 오르면서 고가 수입차 판매 급증세의 효과를 얻었다. 코오롱글로텍은 지난해 매출 6015억2700만 원, 영업이익 410억3400만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9%, 8% 가량 늘었다. 이 회사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으며 BMW의 최대 딜러사다. 최근엔 코오롱글로텍에서 수입차 딜러부문을 떼내 코오롱건설과 합병시켰다. 그룹 계열사 중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코오롱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알짜 사업체인 코오롱모터스와 코오롱건설을 합병시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벌 2~3세의 수입차 딜러 사업 실적이 좋지 않지만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근 CXC모터스는 미쓰비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CXC모터스를 설립한 조현호씨는 한진그룹의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의 조카이자 전 한진건설 사장인 조중식 사장의 아들이다. GS그룹의 창업주인 고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 센트럴모터스 지분 7.58%를 보유한 허자홍씨도 캐나다의 모터스포츠 전문 업체인 멀티매틱과 함께 슈퍼카 개발 및 판매 사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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