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에 올인한 엠텍비젼, 벼랑끝이 어디? 스마트폰 핵심부품 AP 개발 성과 없어…재무건전성 악화
이상균 기자공개 2012-06-20 15:35:55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0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텍비젼은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비적정하다는 사유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재무상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치솟는 부채비율과 늘어나는 영업적자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05년 정점을 찍은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09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본업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 탓이다. 급변하는 모바일 산업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제품개발에 실패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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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텍비젼은 1분기에 매출액 42억원, 영업적자 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 규모가 매출액의 절반에 달한다. 당기순손실은 43억원으로 매출액을 넘어섰다. 현재의 매출 추이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엠텍비젼의 올해 매출액은 200억원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2005년 매출액 규모가 1700억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만한 수준이다.
재무건전성은 최악이다. 1분기말 현재 부채비율은 658.3%에 달한다. 지난해 566.7%에서 3개월 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2010년부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 창출력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부채총액은 1272억원에 달한다. 이중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660억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3억원에 불과해 상환자금 마련이 시급하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하반기로 갈수록 엠텍비젼의 자금압박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엠텍비젼의 계열사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미국 현지법인과 중국의 SKMtek(SK텔레콤과 합작법인)은 여전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투자가 필요한 해외사업의 특성상 턴어라운드 시기도 현재로선 점치기 어려워 보인다.
돈줄이 마른 엠텍비젼은 수차례 기존 대주주와 일반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200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유상증자만 5번을 실시해 총 569억원을 조달했다. 자연스럽게 이성민 대표의 지분율은 같은 기간 20.27%에서 9.5%까지 떨어졌다.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최소 수준의 지분율이 30%인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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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개발에 올인했지만 대기업 벽 못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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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소형 PC와 같은 스마트폰에서는 CSP와 MNP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대신 모든 기능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담당한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부품 이다보니 AP 개발은 삼성전자와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글로벌 대형사의 전유물이다. 삼성전자조차 AP개발에 2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은 것으로 전해진다.
엠텍비젼이 손을 놓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3년간 쏟아 부은 연구개발(R&D) 비용만 869억원에 달한다. 매출액 축소에도 불구하고 R&D 비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출액 대비 비중은 지난해 37.55%까지 치솟았다. 사실상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모두 동원한 셈이다. 최근에는 LG전자와 공동으로 AP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가시적인 성과물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인 엠텍비젼이 최선을 다했지만 규모의 경제에서 어쩔 수 없이 밀린 셈"이라며 "차라리 텔레칩스처럼 일찌감치 AP개발을 포기하고 태블릿PC나 차량용 블랙박스, 저사양 스마트폰 시장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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