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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30조' 조달 가능한가 보유현금 5600억 불과…시장침체 등 여파 '분양' 차질 불가피

이대종 기자공개 2012-06-21 10:51:43

[편집자주]

지난해 7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 방안이 발표된 지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자산관리위탁 업무를 맡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 주도로 랜드마크빌딩 선매각과 유상증자 등이 추진됐다. 그러나 야심차게 세운 정상화 방안은 여전히 '정상화'쪽으로 완전히 물꼬를 틀지 못하고 있다. 지구 내 23개 건축물 디자인을 확정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주민 보상 협의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로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해법 등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1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서부이촌동 주민들에 대한 보상 계획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 이주비 지급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가 언급되는 가운데 용산역세권개발은 이르면 이달 중 최종 보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상 계획 확정은 주민 협의 과정이 남아 있으나 그동안 의견을 달리하던 서울시와 접점을 찾았다는 데서 사업의 한고비를 넘기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당장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금 마련이 시급하다. 용산역세권개발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비는 30조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확보한 자금은 5600여억 원으로 용산 랜드마크 빌딩의 선매각 등을 통해 이뤄졌다. 전체 사업비에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오는 2013년부터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개시해 잔여 사업비를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분양 시기를 전후해 서울 도심에 잇따라 초고층빌딩이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따라서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위험이 사업비 조달의 최대 장애가 될 전망이다.

◇토지 보상금 빠듯…사업비 분양대금 의존

용산역세권개발은 지난해 7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 사업비 확보 방안으로는 코레일의 랜드마크 빌딩 선매입(계약금 4조1632억원)과 드림허브 출자사들의 유상증자(4000억원) 등을 제시했다.

진행 상황은 그러나 더디기만 하다. 올해 3월까지 들어오기로 한 코레일의 선매입 대금은 절반인 4136억만 납입됐고 유상증자 역시 지난해 말까지 1500억원만 이뤄졌다. 지금까지 용산역세권개발이 확보한 사업자금은 5636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사업비 대비 1.8% 수준이다.

마스터플랜
마스터플랜 조감도

그나마 확보한 자금은 랜드마크 빌딩 공사보다 개발 지역으로 포함된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보상비에 쓰일 공산이 크다. 건설업계 안팎에서 판단한 보상비는 최소 3조원 이상이다. 용산역세권개발은 부족한 사업비 탓에 최근 1조원 추가 증자 추진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결국 사업비 30조원 대부분을 랜드마크빌딩과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등의 분양대금으로 치르겠다는 게 용산역세권개발의 계획이다. 개발사업 추진 일정에는 오는 2013년 6월 빌딩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개시한다고 명시돼 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출자사들의 기대 수익률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면 경쟁력 있는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면서 "공사가 시작되면 그 간 제기된 사업성이나 분양 관련 논란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본 분양가 3.3㎡당 3100만원 계획…높여도 낮춰도 고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외부 변수로 인한 적정 분양가 산정도 고민이다. 지난 2009년 당시 용산역세권개발이 세웠던 것으로 파악된 주상복합아파트의 3.3㎡ 당 분양가는 3100만원 수준이다. 나머지 오피스와 쇼핑몰은 각각 2900만원과 5200만원 수준이었다.

100% 분양이 완료된다고 가정하면 여기서 나오는 총 매출은 29조7000만원 가량이다. 이는 지난해 용산역세권개발이 추정한 사업비 30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기존에 세웠던 분양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올해 서울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995만원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에 포함된 성원·대림아파트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 1월 기준 3.3㎡당 4455만원이다. 공시지가를 감안하면 분양가는 더욱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2009년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을 감안해 오피스와 쇼핑몰에 대한 분양가를 오히려 낮출 것을 제안했다. 이럴 경우 사업비는 당초 계획한 것보다 5조원 가량이 부족하게 된다. 반대로 현재의 공시지가를 반영한 분양가를 산정한다면 미분양 문제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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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초고층빌딩 분양 잇따라…공급과잉 우려

용산역세권개발은 용산 지역의 성장가치를 감안해 분양 계획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3년 내에 서울에는 두세개의 굵직한 초고층 빌딩들이 분양계획을 세우고 있어 관련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잠실에 들어설 롯데월드타워는 지난해부터 착공에 들어가 늦어도 2013년에 분양에 들어갈 전망이다. 높이 123층으로 계획된 이 빌딩은 11~48층 오피스, 80~110층 호텔 등으로 이뤄지고 완공 시점은 오는 2015년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뚝섬 서울숲 일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센터(GBC)도 최근 용도변경안이 허용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빌딩 역시 높이가 110층인 초고층 빌딩으로 내부 대부분은 오피스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에는 또 50층 내외의 고층 빌딩들이 준비 중에 있다. 지난해 10월 첫 문을 연 국제금융센터(IFC·International Finance Center)는 최대 높이 55층으로 구성된 업무용 타워 3개동에 38층 규모의 5성급 호텔 등을 짓고 있다. 분양률은 70% 수준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전경련 신축회관 역시 높이 50층으로 구성돼 오는 2013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72층 규모의 파크원 타워는 소송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방향은 이들 빌딩들과 용도가 비슷한 업무용 빌딩과 호텔 등이다. 한 금융기관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2015년 사이 서울에 계획된 오피스빌딩 공급물량은 약 752만㎡에 이른다.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사업 운영을 멈출 수는 없으니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을 진행은 하겠지만 과연 수요가 공급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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