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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의 꽃놀이패, 공동인수 카드 세가지 LP와 공동투자-FI와 클럽딜-SI와 컨소시엄 등 선택지

박준식 기자공개 2012-06-24 22:58:39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4일 22: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은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가 과연 단독 인수에 나설지, 아니면 공동인수자를 물색할 지에 대해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물론 MBK 자체 여력으로도 거래 수행 능력이 충분하지만,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공동 투자자를 모색할 수도 있다는 게 시장이 유력하게 보는 시나리오다.

MBK는 일단 주당 8만 원(65.25% 기준 약 1조2323억 원) 이상의 가격으로 제안을 수정해 우선협상자 지위를 차지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근거로 MBK의 인수금은 확인 실사 후 가격 할인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약 1조2000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MBK는 지난 2008년에 조성한 1조5000억 원 규모의 2호 펀드 약정액 중 아직 소진하지 못한 7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투자 원칙이 적용된 블라인드 펀드 규정에 따라 남은 잔여액을 한꺼번에 하이마트 인수에 소진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2호 펀드에서 내어 쓸 수 있는 자금은 약 3000억 원 안팎에 머무를 전망이다.

MBK가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전체 인수금 중 약 40%의 차입금을 조달한다고 가정해도 약 7200억 원(전체 1조2000억 원 기준)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데 2호 펀드의 자금만으로는 여기에 모자란 수준이다.

MBK는 2호 펀드로 충당할 수 없는 약 4000억 원 이상의 인수금 마련을 위해 우선 자체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자신의 투자자(LP)들인 싱가포르 테마섹,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 등에 공동투자(Co-investing)를 요청하는 방안이다. MBK는 김병주 회장이 칼라일 시절부터 1호 펀드를 통한 투자분 회수분까지 자신의 투자자들에 훌륭한 성과를 보여 왔기 때문에 LP와 공동 투자라는 다소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두 번째 옵션은 재무적 투자자(FI) 섭외다. MBK는 이번 하이마트 본 입찰에서 FI로는 칼라일 등과 겨뤘다. 칼라일은 MBK에 이번 거래의 주권을 내줬지만 본 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진지한 인수의지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MBK가 인수전에서 패한 칼라일에 공동인수를 제안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들 사이의 클럽딜이 이뤄질 수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오비(OB)맥주 인수전에서 승리한 KKR이 추후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에 제안한 거래와 비슷한 구조가 될 수 있다.

MBK를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게 만든 제안 가격은 주당 8만 원 이상으로 재무적 투자자들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그러나 하이마트의 성장성을 높게 보는 투자자들이라면 MBK에 컨소시엄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능성은 해외 PEF보다는 국내 PEF에 좀 더 가능성이 열려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20% 이상의 장기 수익률을 원하는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10% 이상의 수익률에도 목말라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PEF인 미래맵스나 IMM 프라이빗에퀴티 등은 자금여력도 풍부한 상황이라 이런 가능성을 고려할 대상으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전략적 투자자(SI)와의 공동 투자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 실제 이번 인수전에 대한 본 입찰이 있기 직전에 SK네트웍스는 MBK에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SK그룹 본부가 하이마트 투자에 대해 최종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냈던 것과 달리 그룹의 지원불가 방침을 내려받은 SK네트웍스는 자신들의 힘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금 내에서라도 투자를 하려는 전략을 구상했었다. 그로 인해 노출된 행동이 MBK에 대한 컨소시엄을 제안으로 풀이된다. 이 제안은 MBK의 정중한 거절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제 MBK가 우선협상자 지위를 확보한 상황이라 역으로 제안이 이뤄질 수 있다. 물론 이번 제안은 MBK가 경영의 주체가 되는 조건부일 가능성이 높다.

MBK 입장에서는 SK네트웍스가 아니더라도 하이마트 인수에 관심이 있는 다른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해볼 수 있다. 본 입찰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GS그룹 등이 하이마트 인수에 의지를 보였던 걸 감안하면 유통업 진출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마트에 선종구 전 회장이라는 걸출한 경영자가 없고 MBK는 3~5년 후 하이마트를 재매각해야 하는 사모펀드라는 입장을 고려하면 인수단계부터 전략적 투자자를 섭외해 경영의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도 유력해 보인다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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