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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상장하는 천호식품, 때이른 주관사 물색 이유 상장전 계열사 흡수합병 가능성

한형주 기자공개 2012-08-10 08:39:14

이 기사는 2012년 08월 10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산수유 남자한테 딱이다!'라는 광고로 유명한 천호식품이 코스닥 입성을 노린다. 오는 2014년 말 상장이 목표다. 아직 2년여의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주관사 선정에 발빠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천호식품은 2014년 12월 상장을 위해 지난달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11곳의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 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RFP 접수를 마치고 결과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천호식품은 이 중 서너 곳의 후보를 선정, 내달 7일 제안설명회(PT)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관사 계약 체결은 10월로 예정돼 있다.

서둘러 추진하면 내년 상장도 가능한 상황에서 천호식품이 이처럼 멀리 내다보고 IPO를 준비하는 것은 상장 전 계열사 흡수합병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PO에 앞서 계열사를 통합하면 기업 규모가 불어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천호식품이 얼마 후 선정될 주관사에게 IPO 외에 합병 자문도 구할 것이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주체는 건강식품을 제조·판매하는 부산 본사인 천호식품㈜이다. 계열사로 콜센터 등을 운영하는 서울 소재 ㈜천호식품 등이 있다. 본사만 상장할 경우 매출 규모(지난해 기준)는 600억 원에 그치지만 계열사를 합치면 두 배(1200억 원)로 늘어난다.

캡처

천호식품 측에 제안서를 제출한 IB 관계자는 "통상 기업들이 IPO를 앞두고 실적을 늘리는 점을 감안하면, 천호식품도 상장시 더 높은 공모가를 받기 위해 계열사 흡수합병부터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천호식품이 올해 안이나 내년 중 통합 법인을 설립할 것을 고려해 일정 기간 여유를 두고 IPO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계열사가 쪼개져 있는 게 거래소 상장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상장 전 합병 시나리오에 신빙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천호식품 계열사 간 거래 내역을 면밀히 따져봐야 알겠지만, 내부 거래를 통해 심사청구 기업의 이익을 부풀린 사례가 있다면 심사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부산-서울 법인 간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은 166억50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부산 본사 매출의 30%에 육박한다.

천호식품 관계자는 "계열사 통합은 원활한 IPO 추진을 위해 검토된 여러 사안 중 하나"라며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전했다. 코스닥 상장규정 제6조 제1항 제12호에 따르면 합병을 준비하는 기업은 통합 법인의 결산 재무제표를 확정한 뒤 상장할 수 있다.

지난 1984년 설립된 천호식품㈜은 지난해 말 기준 35억 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 수는 700만 주. 이번 일반 공모를 통해 300만 주(액면가 500원)를 신주로 모집한다. 최대주주는 김영식 대표의 딸인 현주씨로 26.66% 지분을 갖고 있으며 아들 지안씨(26.61%)가 2대주주, 김 대표(25.23%)가 그 다음이다.

상장 후 조달한 자금은 해외 시장 공략 등에 투입될 전망이다. 천호식품은 2010년 일본 지사 '천호후드재팬'에 이어 올 3월 중국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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