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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큐브벤처의 갈지(之)자 행보 이유는? 핵심인력 이탈→CJ창투로 매각 시도→독자생존 모색

이상균 기자공개 2012-08-14 18:09:34

이 기사는 2012년 08월 14일 1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도 흔치않은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 한 곳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이 회사에 핵심 인력의 이탈과 매각 추진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소형 벤처캐피탈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서 LLC형 벤처캐피탈이 얼마나 안착하기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LLC형 벤처캐피탈인 큐브벤처파트너스(이하 큐브벤처)는 2009년 5월 설립됐다. 임직원은 천승욱 대표와 백석동 상무, 김동훈 이사로 구성돼 있다. 보유 조합으로는 2009년 10월에 결성한 300억원 규모의 ‘큐브-MEGI 투자조합'이 있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가 150억원, 사학연금이 50억원, 시중은행이 60억원, 증권사가 30억원, 무한책임투자자(GP)인 큐브벤처가 10억원 등을 출자했다. 이 조합은 만기가 2016년 10월까지다.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6월 백석동 상무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로 이동하면서부터다. 백 상무는 정책금융공사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출자할 예정이었던 일자리창출펀드를 염두에 두고 이직했다. 일자리창출펀드는 광주와 대구, 대덕지역의 R&D특구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광주 출신으로 광주 뿐 아니라 대구지역 기업 투자 경험이 많은 백 상무에게는 제격이었던 셈이다.

불통이 튄 것은 큐브벤처였다. LLC형 벤처캐피탈은 심사역 경력 5년 이상의 파트너를 최소 3명 이상 보유해야 한다. 백 상무의 이탈로 자칫하다가는 벤처캐피탈 라이센스를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난감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CJ창업투자 측에서 큐브벤처의 보유조합과 모든 인력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그동안 영화와 게임에 치중했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기 위해서였다.

큐브벤처 핵심 인력들은 논의 끝에 CJ창업투자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보유 조합에 출자한 유한책임투자자(LP)들과 최종 논의를 했다. 하지만 사학연금의 반대가 심해 결국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LP 입장에서는 거액을 출자한 조합의 GP가 바뀌는 만큼 반응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며 "출자 담당자로서는 경영 윗선에 보고할 때 문책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큐브벤처는 결국 회사 존속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최근에는 KTB네크워크 출신의 강택수 상무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윤웅진 대표를 영입해 백 상무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 13일에는 모태펀드의 3차 출자사업 특허기술사업 부문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형사인 IMM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 등 총 7곳이 몰려있다. 모태펀드의 출자비율이 60%로 높고 투자 범위도 넓어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현재로선 운용사 선정을 장담할 수 없다.

모태펀드 관계자는 "큐브벤처가 인력 이탈과 매각 이슈 등으로 시끄러웠지만 최근에는 이를 대부분 마무리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안서 제출 자격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큐브-MEGI 투자조합'은 투자소진율이 70%가 넘어 추가적인 조합 결성이 가능하다.

큐브벤처 천승욱 대표는 "문제의 시발점은 국내에서 여전히 LLC형 벤처캐피탈이 자리잡기가 힘들다는데 있다"며 "LLC는 모태펀드에서 출자를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두운 전망에 핵심 인력이 이탈하고 CJ창업투자로 이동을 모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LLC형 벤처캐피탈 대표는 "미국의 대다수 벤처캐피탈이 LLC형인 반면, 국내는 고작 8곳에 불과하다"며 "이마저 투자를 활발히 하는 곳은 극소수에 그칠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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