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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네오, 미래동력 신사업에 '가구'는 없다? 알루미늄 팔레트 등 연이어 진출..사업간 유기성 떨어져 '우려'

신수아 기자공개 2012-08-24 10:56:55

이 기사는 2012년 08월 24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루네오 가구가 '주전공'을 벗어나 과감히 '부전공' 개발에 나섰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가구업계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신사업으로 관심을 돌리며, 꾸준히 새로운 사업 분야로 손을 뻗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들이 '가구 전문업체'로 대표되는 기존 사업과의 유기적인 연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루네오 가구는 최근 알루미늄 팔레트 사업에 진출했다. 보루네오 측은 최대주주인 AL팔레트와 "특허공동사용권 계약을 통해 신규사업인 팔레트 사업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루네오가 '전공' 가구분야를 탈피해 신사업에 나선것은 처음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보루네오는 건강식품 및 바이오 제품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가구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신사업을 물색하던 보루네오가 내린 결단이었다.

업계에서는 보루네오의 신사업 선정은 '최대주주'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1966년에 설립된 보루네오 가구는 198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구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은 부도로 이어졌고, 외환위기 직전 법정관리를 받으며 이중고를 겪었다. 그 후 수차례 매각 작업에서 쓴 맛을 본 이후에 2007년 '거성산업건설'에 인수됐다.

당시 거성산업건설 대표이자 보루네오 대표를 겸임했던 정복균 대표이사는 인수 후 금속가구 제조, 판매업 이외에 방송업, 출판업, 숙박업, 스포츠 및 오락관련 서비스업 등을 추가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으나,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1년엔 달랐다. 정복균 체제의 보루네오는 '목재의(특수목,수종)가공개발 및 판매업'과 '건강식품,건강기능성식품,건강보조식품 기타식료품 및 식료품 첨가물의 제조 및 판매,유통업', '바이오 제품(의약,건강기능식품,음료) 연구 개발 및 생산 판매업' 등이 새롭게 사업 목적에 등재시켰다. 이후 보루네오는 회사 내 별도 사업 부문을 설립하며, 해당 분야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한 업계의 관계자는 "당시 보루네오의 선택은 의외였다"며, "사실 가구 유통망을 활용해 건강·바이오제품을 팔겠다는 구상은 리스키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보통 가구업계가 불황 타계를 위해 당시 유통라인을 다각화 하거나 해외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했던 것돠는 비교된다. 당시 경쟁 업체인 한샘의 경우, 온라인-홈쇼핑 유통 채널을 강화해 매출 성장을 견인했으며, 퍼시스의 경우 중국, 일본 등 해외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불황에 허덕이는 내수 경기를 극복에 나섰다.

보루네오 가구 12년간 매출 추이

거성산업건설로 인수된 후, 보루네오 전체 매출은 2008년 1969억원에서 2009년 1585억원, 2010년 1528억원, 2011년 153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점점 축소됐다. 주요 사업인 가구 사업의 시장점유율도 줄곧 하향세를 그렸다. 보루네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용 가구시장 점유율은 2007년 16%에서 2011년 8.3%로 절반가량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사무용 가구시장 점유율도 15.7%에서 11.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늘어났다. 2007년 170억 원이던 차입금은 2011년 두배 가량 늘며 333억 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4.12%에서 23.95%로 네 배 넘게 증가했다

업계의 전망처럼 건강·바이오 사업은 오래가지 못했고, 경영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다. 보루네오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사업을 접어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보루네오는 지난 5월 알루미늄 팔레트 제조업체인 AL필레트에 매각됐다. 최대주주 자리는 물론 경영권도 AL팔레트에 넘어갔다. 매각 이후 보루네오 가구는 임시주총을 통해 정관에 '알루미늄 팔레트의 제조 및 판매'과 '팔레트 제조,판매 및 임대업'를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며, 지난 8월 알루미늄 팔레트 사업 진출을 결정한 것이다.

알루미늄 팔레트 사업 진출을 두고 보루네오 관계자는 "신사업은 최대주주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루네오는 최대주주인 AL팔레트와 함께 미국 LA 현지법인인 '보루네오월드(BIF World)'를 설립하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본격적인 활로 개척에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보루네오의 행보에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간의 시너지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영역을 넓힐 경우, 도리어 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조차도 겉도는 자회사나 계열사 하나가 기업 전체를 흔들 수 있듯, 기업의 규모가 작을 수록 문어발식 확장은 소모전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리한 확장으로 이미 실패를 경험한 바 있는 만큼, 기존의 사업을 탄탄히 영위하며 경쟁 업체와 차별화 할 수 있는 강점을 쌓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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