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산업, '치킨게임'은 없다? 나이스신용평가 "신규 대형업체 등장으로 공급과잉, 투자여력은 낮아"
신수아 기자공개 2012-08-28 17:06:23
이 기사는 2012년 08월 28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하림, 마니커, 동우 등 국내 대표 육계업체의 실적이 심상치 않다. 닭고기 가공 국내 1위 업체인 하림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12% 하락했고, 매출과 당기순익도 각각 1.7%, 49.65%씩 감소했다.마니커와 동우도 줄줄이 적자 행진이다. 마니커는 2011년 3분기 적자전환 이후 올 2분기 매출739억 원, 영업손실 35억 원을 기록했다. 동우 역시 2분기 매출은 540억 원, 영업손실은 8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에 허덕였다. 동우는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했다.
거대 신규사업자 등장에 따른 닭고기의 공급 과잉이 실적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육계 업체간의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7일 '육계산업, 치킨게임 시작되었는가(기업평가 4팀 박선지 선임연구원)'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육계 업체들의 실적이 하락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중장기적인 육계산업의 수익성과 경쟁구도의 재편을 분석했다.
상위 5개 육계업체와 신규로 시장에 진입한 사조인티그레이션의 합산 영업수익률은 2009년 7.3%에서 지난해 3.0%까지 절반 이상 하락했다.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본격적인 침체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과거 극심하게 하락했던 실적을 선례를 들며, 육계업체가 일정한 주기성을 가지고 호황과 불황을 순환한다고 설명했다.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육계 시장은 수익증가에 따른 공급 확장, 과잉 공급으로 시세하락, 수익성 저하, 한계기업 퇴출, 생계공급 감소, 다시 수익성 증가라는 순환구조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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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대형 신규업체가 등장하며 시장 사정은 달라졌다. 매출 1조원 이상의 대형업체인 이지바이오 그룹과 사조그룹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공격적 투자로 2009년 이후 생계의 공급과잉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익성 하락에도 공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낳는다.
대형 신규 업체들이 자금력을 무기로 시장 장악에 나설 경우 '치킨게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 업체들 사이에서 중하위권 소형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어 버리고, 극단적으로 상위 업체 몇개만이 시장을 주도 할 수도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치킨게임'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생계시세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나타나면서 신규진입자의 추가적인 투자여력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곡물가격에 민감한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는 이지바이오그룹의 경우, 곡가 상승에 따른 그룹 전체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무구조 악화도 피할 수 없어 투자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내다봤다. 사조 그룹 또한 아직까지 열악한 시장 지위로 인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이 보고서는 경쟁구도에 따른 '치킨게임' 실현 가능성 보다도 외부 요인에 의한 수익성 하락 가능성을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닭고기의 점진적 수입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생계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곡물가격의 상승 지속 시 중기적인 수익성을 제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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