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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고속성장'의 비밀 상반기 순익 현대건설 앞질러…원가 리스크 하도급업체에 전가

길진홍 기자공개 2012-09-07 11:27:22

이 기사는 2012년 09월 07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에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세가 무섭다. 사업영역이 중동지역 플랜트 등 특수업종에 제한돼 있는데도 종합 대형건설사와 맞먹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저가수주라는 논란 속에서도 원가율 관리와 풍부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당분가 그 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석유화학과 가스 등 화공플랜트에 치우친 단순 사업구조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해외사업 경쟁 심화로 인한 채산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업발전, 신재생에너지 등으로의 공종다변화가 시급하다.

◇영업이익 전년비 25.8% 순증...화공플랜트 약진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 K-IFRS 연결기준 5조76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시공능력평가액 1위인 현대건설의 매출(5조8869억 원)에 근접하는 수치이다. 영업이익은 3935억 원으로 전년대비 25.8% 증가했다. 순이익은 2863억 원으로 현대건설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그룹 내 형님 격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는 영업이익 격차를 2000억 원 가까이 벌리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 매출액이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주잔고가 21조1952억 원으로 목표치인 84%를 달성했다. 작년에는 해외에서만 70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특히 화공플랜트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화공부문 신규 수주액은 4조4967억 원으로 전년대비 42.3% 급증했다.

최근 수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현금성 자산은 5060억 원으로 불어났다. 6월말 현재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1032억 원으로 2006년 이후 이어진 무차입 경영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플러스 추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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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반기보고서)
◇'현장 통제' 원가 관리 능력 탁월

삼성엔지니어링은 고정비 부담이 큰 화공플랜트 사업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독특한 원가관리 시스템을 두고 있다. 수주 과정에서 책정한 공사비 부담을 하도급업체에 넘김으로써 원자재가 등락에 따른 채산성 변동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화공플랜트 비중이 높은데도 80%대의 원가율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를 위해 2006년 이후 적잖은 비용을 들여 글로벌 ERP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2003년 멕시코 화공플랜트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이 계기가 됐다. 1군 건설사로는 드물게 실시간으로 현장을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 해외사업 관리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해외사업에 ‘관리의 삼성'이라는 그룹 운용기조를 접목한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하도급업체와의 공사비 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해외의 각 유사 현장에 공사 외주비를 동일 수준으로 낮춰, 마진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매출원가 항목 중 자재비와 외주비 비중은 80% 안팎으로 연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EPC(설계구매시공) 업체로서 수익성과 직결되는 구매와 시공을 제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저가수주라는 경쟁사 비난에도 불구 수조 원대 해외 프로젝트를 따내고 이익을 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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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감사보고서)

◇매출증대 불구 수익성 '슬로우 다운'...공종 다변화 모색

단기간 내 급격한 외형성장에도 불구 공종다변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화공플랜트에 의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 중 66.3%가 화공플랜트 부문에서 나왔다. 수주잔고도 화공플랜트 비중이 70%에 달한다. 특히 2009년 이후 10억 달러 이상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가 늘고 있다.

동시에 화공플랜트 부문 성과에 따른 실적 변동 리스크도 커졌다. 일감이 끊길 경우 매출급감과 실적부진에 시달릴 수 있다. 최근엔 중동지역에서 플랜트 수주경쟁이 심화되면서 원가율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수익성 저하로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매출 증대에도 불구 영업이익률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9년 8.3%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0년 7.76%, 2011년 7.71%로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8%에 그쳤다. 발전 및 철강, 환경 플랜트 등 비화공부문 수주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화공플랜트 부문의 안정적인 사업 수주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 급격한 실적 하락은 없을 것이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슬로우 다운'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향후 플랜트부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공종 다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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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감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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