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은 불고 '실속'은 줄고 해외기업 잇단 M&A...실적 악화일로, 숨은부실도 '골치'
김익환 기자공개 2012-09-14 11:52:39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4일 11: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제과는 1967년 '쿨민트 껌', '바브민트 껌'을 내세워 국내 제과시장에 진출했다. 제과업계에선 후발주자였지만 '빼빼로', '카스타드', '자일리톨'을 비롯해 연매출 500억 원을 올리는 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재는 시장 점유율 40%를 유지하는 제과업계의 '거인'으로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롯데제과는 2000년으로 접어들면서 해외 기업을 인수하며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2018년 비전인 '아시아 넘버원 제과업체' 달성을 위해서다. 성숙기에 진입한 한국 제과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04년 인도 캔디업체인 패리스(Parry)를 시작으로 베트남 제과업체 비비카(BIBICA), 벨기에 초콜릿 업체 길리안(Chocolaterie Guylian)을 집어삼켰다.
인수합병(M&A)과 해외진출로 전체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 사업의 수익성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는 통에 연결 기준 실적까지 갉아먹고 있다. 중국 사업은 꾸준히 자금이 유출되는 '골칫덩이'다. 연결 실적에 포함되지 않은 숨은 부실도 적잖다.
◇ 인수합병 잇따라...최근 5년간 매출 연평균 12% 성장
롯데제과는 2018년까지 7조6000억 원의 매출(일본 롯데 합작사 매출 포함)을 계획하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60%인 4조5000억 원을 해외에서 올린다는 목표도 잡고 있다. 비전 달성을 위해 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냈다.
중국 상하이·싱가포르에 진출하며 법인을 세웠고 패리스, 2008년 비비카와 길리안을 인수했다. 2010년에는 파키스탄 제과업체 콜손(K.S. Sulemanji Esmailji & Sons)을 183억 원에 인수하고 2009년에는 국내 기린식품도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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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해외진출과 인수합병 덕분에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7년(연결 기준) 1조1814억 원이었던 매출이 2011년에는 1조8542억 원으로 늘었다. 연결 기준 매출은 연평균 12%씩 증가했다. 해외사업 매출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해외매출은 2011년과 2010년 각각 4310억 원, 3010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성장 속도가 빠른 해외사업 진출을 꾸준히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핵심시장인 중국, 러시아, 서유럽 초콜릿시장과 성장속도가 빠른 파키스탄과 인도, 베트남 시장에 중점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추가 인수합병과 설비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 실속 없는 해외시장...숨은 부실도 '골칫덩이'
의욕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실속은 떨어진다. 해외 제과부문은 2008년 이후 매년 영업 손실에 허덕이고 있다. 2008년 영업 손실 750억 원을 기록한 뒤부터 2009년 80억 원, 2010년 50억 원, 2011년 8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롯데제과의 연결 대상인 해외 종속기업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 중국 법인을 비롯한 연결 대상 종속기업은 2011년과 2010년 각각 54억 원, 7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 1045억 원, 당기순손실 2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제과 사업이 부진하면서 롯데제과의 연결 기준 실적도 갉아먹고 있다. 개별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7570억 원, 599억 원이다. 반면 해외 계열사 등을 결합한 연결 기준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9005억 원, 471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해외에 신규라인을 확충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졌고 중국을 중심으로 마케팅비용도 늘었다"며 "손실을 줄여나가고 있고 올해는 해외 법인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사업은 롯데제과의 '골칫덩이'다. 실적이 부진한데다가 시장 개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개척한 오리온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잇단 투자에도 불구 중국 사업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제과는 롯데푸드홀딩스를 비롯한 중국 법인에 8450만 위안, 15억6000만 엔의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롯데푸드홀딩스의 2000만 달러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해외 계열사의 숨은 부실도 적지 않다. 연결 기준 실적에 포함되지 않은 롯데제과의 해외 합작사도 적잖은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베트남 비비카(롯데제과 지분 38.6%)는 4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롯데제과 필리핀(Lotte Conf Pilipinas, 지분 40%)도 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롯데 말레이시아(Lotte Malaysia Sdn, 지분 20%)와 롯데 인도네시아 법인(Trade And Distribution, 지분 40%)도 각각 15억원, 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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