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큐리어스 구세주로 등장한 이유는? 큐리어스에 지급보증 서고 BW 발행한 후 물품 대금용으로 자금 받아가
이승연 기자공개 2012-09-21 14:08:24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1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향군인회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큐리어스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것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큐리어스가 이미 관리 및 환기종목으로 지정돼 있고, 최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대표이사가 검찰에 고발되는 등 상폐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생한 재향군인회 직원의 횡령사건에 큐리어스가 연루되면서, 이에 대한 반대급부라는 주장도 제기 됐다.◇재향군인회·큐리어스와의 수상한 거래 '적발'
재향군인회는 최근 소속 사업단장의 횡령 등으로 인해 코스닥 상장사 4곳에 790억 원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직영사업체 중 하나인 S&S사업본부 산하 U-케어 사업단장 최 모씨가 지난해 4월 코스닥 업체 4곳을 대상으로 79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재향군인회 명의로 보증을 서줬다. 이 중 277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문제의 상장사 4곳 중 하나인 큐리어스는 지난 5월13일 특수목적법인(SPC) 크레딧투어를 인수자로, KTB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132억 원 규모의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 (BW)를 발행했다. 그런데 같은 날 인수금액이 큐리어스가 아닌 재향군인회로 넘어갔다. 큐리어스가 재향군인회에 물품 및 용역 공급계약 선금으로 132억 원을 지급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발행은 큐리어스가 했지만 돈은 재향군인회로 넘어간 셈이다.
당시 큐리어스는 125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지만 수년째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당기순손실 역시 100억 원대를 넘나들고 있었다. 게다가 해당 BW의 인수자인 크레딧투어의 투자대상은 투자적격인 BBB-급 이상으로 한정돼 있다. 그럼에도 투자부적격인 BB급 이상의 큐리어스에게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재향군인회의 지급보증 덕분이다. 크레딧투어는 큐리어스가 아닌 재향군인회를 보고 투자를 했고, 재향군인회는 지급보증을 서 준 대신 큐리어스로부터 132억 원 규모의 물품 및 용역 공급계약 체결을 보장받은 것이다.
이들의 수상한 거래는 최씨가 지급보증을 해준 업체들이 BW만기가 도래해도 돈을 갚지않자, 크레딧투어가 보증을 선 재향군인회에 변제를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현재 검찰은 큐리어스와 함께 다른 상장사 세 곳 모두 크레딧투어를 대상으로 BW를 발행했고, 투자한 돈의 입금시기와 재향군인회와이 물품 지금 계약 체결일이 같다는 점, 세 업체의 BW발행 주관사가 KTB투자증권으로 동일하다는 점에서 사전합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재향군인회, 큐리어스 '병' 주고 '약 '주고
재향군인회는 이렇게 받은 자금으로 재료와 부품 등을 구입해 다시 해당업체에 납품했다. 국가기관만을 대상으로 물품을 공급해오던 재향군인회가 중소형 상장사들로 방향을 틀은 건 지난해 초부터다. 단체 수의계약이 법 개정으로 인해 2016년 부터 완전히 폐지되면서 재향군인회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어느때보다 시급했다. 이에 중소형 상장사들로 대상을 확대, 구매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업체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호재였다. 무엇보다 재향군인회라는 보장된 루트를 통해 자금 조달이 쉬워졌고, 해당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을 물론 유통망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수상한 거래는 재향군인회와 큐리어스의 상생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큐리어스의 재무개선을 악화시키는데 일조했다. BW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지만 모두 재향군인회와의 물품 공급계약에만 사용됐기 때문이다.
결국 껍데기 BW 발행으로 대규모 빚만 떠안게 된 셈이다. 실제로 큐리어스의 영업적자는 지속됐고, 당기순손실 폭은 더욱 커졌다. 다른 세 곳의 상장사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고, 일부업체는 상장폐지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상생전략이 재향군인회가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발굴하는데는 도움이 됐지만 결과적으로 중소형 상장사들의 재무개선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그럼에도 재향군인회를 최대주주로 올린 큐리어스의 실적이 개선될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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