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환율 감안하면 인수가격 41% 올라 결제통화 유로화가치 2008년 대비 하락영향
이승우 기자공개 2012-09-23 10:53:40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3일 10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의 ING생명 한국법인(이하 'ING생명') 인수가격 적정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유로화 환율을 감안할 때 인수 가격이 직전 가격 대비 41%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ING는 ING생명 인수 대금 결제를 유로화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로 환율을 감안하면, 현재 거론되는 인수대금 2조6000억 원대는 2008년 대비 3000억 원 가량 높아진 가격이다. 유로화로 환산할 경우에는 41%나 급등한 것으로 산정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비상장 회사인 ING생명 지분 14.1%를 매각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2조3000억 원으로 매겼다. 주당 매각가는 29만1667원이다. 2008년 12월 원/유로 환율(월말 기준)은 1770원 수준. 당시 산정됐던 기업가치 2조3000억 원을 유로화로 환산하면 12억9500만 유로다.
최근(2012년 8월 말 기준) 원/유로 환율은 1400원대. 매각 예상가를 2조6000억 원으로 잡을 경우, 유로화로 환산한 ING생명의 기업가치는 18억3200만 유로 수준이다(아래 '원/유로 환율 추이' 참고).
원화 기준 ING생명의 기업가치 상승분은 3000억 원으로 13% 정도 올랐다. 유로화 기준 가치 상승분은 5억3700만 유로로 41% 급등했다. 결제 통화가 유로화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2008년 대비 41% 비싸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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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경영진이 최근 이사회에 보고한 ING생명 인수가격은 2조6000억 원대. 이대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경우 매매가격이 4년 사이에 원화 기준 약 13%, 유로화 기준 약 41% 오른 셈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ING생명의 기업가치가 2008년에 비해 올랐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며 "프리미엄을 지급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절한 가격에 산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KB금융이 단독 입찰한 상황에서 급하게 가격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보업계에서도 ING생명의 기업가치가 최근 수 년간 급격히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2008년 1만 명에 달하던 설계사 수가 올 3월 말 현재 6700명 수준으로 줄었다. ING생명의 수입보험료와 신계약율 역시 하향 추세가 두드러진다.(☞ 9월12일 'KB금융, 인수가격 적정성 논란' 참고).
KB금융 사외 이사들도 ING생명의 기업가치 하락을 감안해 원화 기준 인수 가격 2조6000억 원대가 비싸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로화 기준 계산법이 알려질 경우, 반대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원화가치가 급락했었고, 현재는 유로발 재정위기로 유로화가 폭락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ING생명의) 자기자본과 북밸류가 2008년 대비 훨씬 좋아진 상황임을 감안하면 현재 협상 중인 가격은 좋은 가격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KB금융 경영진은 조만간 ING생명 인수협상 진행 상황을 이사회에 재차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열린 'KB금융의 향후 발전방향을 위한 소위원회'에서는 사외이사 9명 가운데 다수가 인수가격을 문제 삼으며,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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