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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HSBC와 자문 계약해지 바클레이즈만 남기고 실무 배제…KDB와 협상실패 이어 이중고 평가

박준식 기자공개 2012-08-24 17:46:10

이 기사는 2012년 08월 24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위해 어드바이저로 고용했던 2개 자문사 중 하나인 HSBC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실무에서 배제했다.

24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당초 이번 거래의 성공을 위해 HSBC와 바클레이즈증권을 공동 인수 주관사로 선정했으나, 지난 6월 이미 HSBC와 계약을 해지하고 바클레이즈만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이 HSBC와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이번 거래를 위해 당초 기대했던 역할을 HSBC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관계자는 "KB금융이 경쟁자들에 비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당시 해외 인수후보의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평가돼 거래를 맡길만한 자문사가 많지 않았다"며 "KB금융 실무자들은 아쉬운 상황에서 기존 바클레이즈 외에 HSBC를 추가로 선정했으나 이후에 공동 주관사 선정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한 곳을 떼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매각이 예상돼온 인수전에 본격적인 참여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다가 올해 3월에야 참전 선언을 하면서 뒤늦게 준비를 시작했다. KB금융은 그동안 협력 관계를 지속해온 투자은행(IB)과 보험업에 조예가 있는 자문사를 찾았지만 대부분이 경쟁자들과 계약을 체결한 후였다.

미국계 대형 보험그룹인 푸르덴셜은 BofA메릴린치와 일본계 다이와증권을 매수 자문사로 뽑았고, AIA생명은 모간스탠리, 도이치증권과 짝을 이뤘다. 메트라이프(Metlife)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캐나다의 메뉴라이프(Manulife)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각각 자문사로 내정했다. 국내 인수후보들 중에서도 대한생명은 UBS를 선점했고, 삼성생명은 계열사인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공동 자문사로 내정했었다.

KB금융 입장에서는 기존 거래관계를 지속해온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이 매각 주관을 맡아 자문 계약이 불가능했고, 지난해 자사주 블록딜을 주관한 메릴린치와 씨티도 경쟁사에 일찌감치 뺏긴 상황이었다. KB금융은 유럽계로 은행 거래에 능한 바클레이즈를 뽑고, 이후에 완벽을 기할 목적으로 HSBC를 추가적으로 선임했다.

상업은행인 HSBC의 자문 역량은 투자은행들과 비교해 국내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HSBC는 지난해부터 미미한 수준이었던 M&A 자문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기존 조민제 전무(MD)를 부사장으로 승격하고 산하에 3~4명의 외부 인력을 영입했다. 모간스탠리 IB 출신의 금한철 상무와 CS 출신의 강경석 상무 등이 HSBC에 합류했고 몇 가지 미드캡 딜을 성공했다. 한국델파이 매각 등이 주요 사례다.

HSBC IB는 그러나 최근 산업은행과 협상을 벌였던 HSBC은행 9개 한국지점 거래 협상에 실패하고, 비슷한 시기 ING생명 인수전에서도 배제되면서 최근에는 침체된 분위기를 노출하고 있다. 한국 사무소의 역량이 랜드마크 딜을 성공하거나, 예민한 금융사 거래를 조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게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SBC가 상업은행 확대에 실패하면서 국내에는 홀세일과 투자은행 부분만 남겨놓겠다는 계획으로 IB 기능을 키웠지만 실제 조직적인 맨파워가 아직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KB금융이 자문 계약을 해지한 것은 야박한 조치이지만 기대했던 서비스를 받지 못한 입장을 고려하면 이해하지 못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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