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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지법인, '지급보증' 뗀 글로벌본드 데뷔 투자자들, 보증은 없지만 현대차 지원여부 확신한듯

한희연 기자공개 2012-09-26 13:08:11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6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1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과는 달리 국내 본사의 지급보증(Full guarantee) 대신 '지원협약'이 제공됐지만 상당한 투자수요가 몰리며 발행금리를 끌어내렸다.

연초에 있었던 현대차의 신용등급 상향, 최근의 한국물 강세와 정부 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발행과정은 순조로왔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3년물을 포함시킨 것도 발행 성공 요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 '봄부터 소쩍새는…' 연초부터 무성했던 현대차 발행설

현대자동차가 공모 달러화 채권 발행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연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미국 금융자회사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 HCA)를 통해 글로벌본드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BofA메릴린치, 골드만삭스, BNP파리바, 바클레이즈,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3월중으로 발행 준비를 마치고 4월초에는 발행을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마침 3월20일에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됐다. 스탠더드앤드 푸어스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의 장기 기업 신용등급과 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조정했다. 글로벌 시장 지위 강화와 수익성 제고 등의 요인에 따른 조치였다. 채권 발행엔 더할 나위없는 적기인 셈이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현대자동차는 잠잠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춘 듯 했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지나치게 조용한 현대자동차를 두고 금융시장에선 여러 말들이 오갔다. 비슷한 시기에 발행을 준비하던 삼성그룹을 의식한 행보라는 둥, 연말까지 차입을 하지 않는 쪽으로 전략이 바뀌었다는 둥 소문만 무성했다.

현대자동차가 움직인 것은 4월이었다. 현대자동차는 4월 둘째주 미국에서 넌딜로드쇼를 개최했다. 로드쇼 과정에서 접한 투자자들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로드쇼 이후 글로벌 발행시장 상황은 3월말 등급상향 직후보다 좋지 않았다. 현대차 입장에서 적극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글로벌본드 발행은 다시 차일피일 미뤄졌다.

여름 휴가 기간이 끝나고 한국물 발행시장이 살아나자 현대자동차의 글로벌본드 발행 추진 소식이 다시 전해졌다. 현대차의 미국 자동차 판매량 추이를 고려할 때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운영자금을 확보하려면 대규모의 외화조달은 필연적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가 언제까지나 채권발행을 통한 외화차입을 미룰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주관사단부터 다시 꾸렸다. 상반기중 같이 작업했던 주관사단을 해체하고 모간스탠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에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9월7일부터 14일 사이에는 미국 시장에서 투자자 미팅을 가졌다. 그리고 25일 길고긴 태핑을 마치고 현대자동차의 올해 첫 글로벌본드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 현대차 '지급보증' 떼고 지원협약 맺어…발행금리 수준 양호

이번 발행에서 현대자동차는 기존 해외채권 발행 때와는 '같지만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미국 현지법인을 통한 글로벌본드 발행은 현대자동차가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주로 쓰던 방식이다. 현대자동차는 현지법인에 '지급보증'을 해 주고, 현지법인은 모회사의 신용도에 힘입어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발행에서 현대자동차는 법적 지급보증 조항 대신 'Support agreement(지원 협약)' 문서를 작성했다. 현지법인이 파산했을 때 돈을 대신 갚아줘야 하는 법적인 의무는 피했지만, 지원 의사는 밝힌 셈이다. 사업 특성상 자금조달 소요가 많은 현지법인이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이를 지급보증해 준다면, 결국 현대차의 재무제표 악화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채권을 발행할 때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이번 채권 발행가격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 24일 밤 미국 시장이 열리자마자,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글로벌본드 발행을 공식적으로 어나운스 하고 3년물 '미국국채수익률(T)+140bp(area)', 5년물 'T+160bp(area)'의 최초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후 6시간여의 투자자 청약을 받아 140개 이상의 기관에서 40억 달러가 넘는 주문이 쌓이자, 최초 가이던스에서 각각 10bp씩 스프레드를 좁힌 수준인 '3년T+130bp', '5년T+150bp'에서 발행금리를 결정했다. 쿠폰금리는 각각 1.625%, 2.125% 수준이다.

프라이싱 당시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기존에 발행한 2017년만기 채권은 'T+160bp(G+164bp)'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에 발행한 5년만기 채권의 신규발행프리미엄(NIP)은 -14bp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21일 현대캐피탈아메리카에 현대차와 같은 Baa2 등급을 부여했다. 등급전망은 긍정적이다. 무디스는 등급평정의 주된 이유로 현대차의 'support agreement'를 언급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24일 현대캐피탈아메리카에 현대차와 같은 BBB+등급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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