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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홍준기, 웅진코웨이 매각 놓고 '미묘한 온도차' 윤 회장, 코웨이 중심 재건 의지..홍 사장, 코웨이 매각 불가피

문병선 기자/ 정준화 기자공개 2012-09-27 15:13:42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7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이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이후 '웅진코웨이의 진로'를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를 품에 안고 그룹 재건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홍 사장은 법정관리 과정에서 웅진코웨이가 결국 매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견을 피력했다.

27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26일 저녁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코웨이를 발판으로 다시 웅진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웅진코웨이의 경영을 맡고 있는 홍 사장은 이날 오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코웨이 매각이 결국 다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웅진그룹 핵심 관계자는 "어차피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으로 해결이 안된다. 팔아서 빚 갚고 나면 어차피 또 법정관리로 가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그러느니 차라리 코웨이를 안 판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웅진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회장은 그룹 캐시카우(현금창출기업)인 웅진코웨이와 웅진케미칼, 그리고 웅진식품 등 전통의 웅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윤 회장의 의중이 사실이라면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MBK파트너스와의 다툼이 법원의 '미이행 쌍무계약'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속내는 코웨이를 팔지 않고 코웨이를 중심으로 그룹의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웅진코웨이 매각 관련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매각 주체인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점도 코웨이 매각 의사가 없음을 암시하는 행보로 읽힌다.

하지만 홍 사장이 이날 오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진 설명회에서 내비친 입장은 윤 회장의 생각과는 차이를 보였다.

홍 사장은 "채권단이나 법원은 빌려준 돈을 제대로 받는 것 외에 다른 입장은 없다"며 "법정관리 신청으로 코웨이 매각이 잠시 중단됐지만 (채권단이나 법원이) 이를 다시 진행해 매각자금을 가져가는 모습 밖에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홀딩스는 제조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자산은 관계회사의 주식 밖에 없다"며 "특히 웅진코웨이 주식은 팔기 어려운 공장이나 헐값에 팔 수 밖에 없는 이상한 자산이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이기 때문에 매각하면 당장 돈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매각자(MBK파트너스)가 있는 지금이 채권단에서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수 있는 기회며, 지금 매각하지 않으면 가격이 떨어져 채권단이 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팔겠다는 사람, 사겠다는 사람, 돈 받아가겠다는 사람 모두를 설득해 최단기간 내 매각을 완료하도록 하는 작업이 최선"이라고도 했다.

물론 홍 사장의 의견은 사견일 뿐이다. 홀딩스의 법정관리 여파가 코웨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나온 일반론적인 의견일 수 있다. 하지만 홍 사장이 "홀딩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룹에서 우리에게 부당한 요구를 할 수 없다"고도 말한 점을 볼 때 그룹과 코웨이간 '선긋기'에 나선 거 아니냐는 시각도 대두될 법하다.

현재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로 웅진코웨이 매각은 중단 됐으나 이 매각 절차가 유효한 지 여부나 추후 웅진코웨이가 재매각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웅진홀딩스가 1조원이 넘는 부채 중 일부를 갚고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 웅진코웨이 매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채권은행과의 채무 만기 연장 협상에 성공하면 법정관리 도중 웅진코웨이를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윤 회장과 홍 사장의 입장 차이 역시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사장단 회의에서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품고 가겠다는 뉘앙스로 말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한 입장에서 코웨이 매각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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