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04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거래에서 본입찰 참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판정 여부를 일단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실이 알려져 국가계약법이 적용되는 거래에서는 공정위의 재량으로 입찰참여를 제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은 현재 KAI 본입찰 적격자(Shortlist) 선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5일 중 주주협의회 결의를 거쳐 최종 후보가 발표될 예정인데, 한국정책금융공사(KoFC) 등 매각측이 판단하는 적격성 기준은 비교적 요구 수준이 낮아 사실상 입찰 적격성을 부여받았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입찰적격자 선정 작업은 매각 공고 당시 협의회 내부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이상이 없는 한 두 후보 모두 본입찰 자격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예상대로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 2파전으로 거래가 진행될 수 있지만 외부 변수로 인해 입찰자가 참여자격을 중간에 박탈당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딜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에 의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계약법 제26조(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따르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기업은 공정위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요청을 할 수 있다. 제한 요청은 위반 사실 발생 후 1개월~2년 이하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1월 부당한공동행위(담합)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2010년말부터 항공화물운송사업자 유류할증료 담합사실을 조사해 총 26개 항공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대한항공은 이때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하고 25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위반 사실 발생 이후로 아직 2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입찰참여 제한 요건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조달청 등 관련 기관에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의 경쟁입찰 참가 제한 신청을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 KAI 매각과 관련해서는 대한항공의 입찰 제한을 KoFC측에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유관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KAI 입찰 후보의 적격성 요건이 매각측이 아닌 타 기관의 재량에 달리게 되면서 시민단체, 노동조합, 정당 등 KAI 민영화를 반대하는 단체에서 공정위에 입찰 제한을 촉구하게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국가계약법에 의해 대한항공이 부정당업체로 지정이 되면 이 거래는 유효경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현대중공업의 진의성에 관계 없이 유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