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10일 17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최근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한 SK루브리컨츠가 기업공개(IPO) 실력 뿐 아니라 추후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증권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상장 이후에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이 70%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돼 블록세일을 통한 지분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루브리컨츠는 전날 20여 개 증권사에 발송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통해 과거 블록세일 트랙레코드 및 IPO 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 추이 등에 관한 자료 첨부를 요청했다.
제안서에 블록세일 실적 첨부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IB업계의 평가다. 대개는 주요 IPO 트랙레코드만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상장 후 블록세일 거래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상장 후 주가 추이는 블록세일 거래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 기업은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그리고 있을 때 블록세일에 나선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공모 마케팅을 하면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하게 되는데, 이는 추후에 블록세일 마케팅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며 "SK 측에서 이를 염두에 두고 IPO 실적 뿐 아니라 블록세일 트랙레코드까지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SK루브리컨츠는 수요예측과 관계된 트렌치 구성, 투자자 사전 태핑 등 블록세일 거래 과정과 유사한 IPO 세일즈 마케팅 부분에 대해 각 증권사의 자세한 아이디어 및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009년 10월1일자로 물적분할된 루브리컨츠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30% 정도 공모에 나선다고 해도 여전히 SK이노베이션이 7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SK루브리컨츠는 현재 지주회사인 SK를 정점으로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맨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 최소 지분율 요건은 20%(상장사 기준)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활용한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말이다.
당초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업공개와 상장 전 투자(프리 IPO)를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와 관련된 내용은 RFP 상에 기재되지 않았다. 대신 상장 후 블록세일 옵션을 크게 강화했다.
IB업계는 블록세일 트랙레코드 요청이 주관사 선정에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블록세일 실적 자료 요청 외에는 RFP 요구 내용이 다른 대기업이 발송한 RFP 내용과 큰 차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SK루브리컨츠가 RFP를 통해 각 증권사에 요청한 내용은 ▲상장 수행 실적(트랙 레코드 ) ▲ IPO 전담팀 및 리서치부서에 대한 설명 ▲ 상장 IR 마케팅 및 세일즈 전략 ▲공모 구조 및 밸류에이션 ▲수수료 등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경우 블록세일 트랙레코드가 있는 하우스가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로 한정된다"며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블록세일 트랙레코드 비중이 높을 경우 대형사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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