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정유경 부사장 신세계SVN 지분 어디로 갈까 지분 40%, 외부매각 힘들 듯..최대주주 조선호텔 인수 후 흡수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2-10-16 14:33:42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6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이 보유 중이던 신세계SVN 지분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다. 지분이 어디로 넘어갈 것이냐를 비롯해 매각 후 신세계SVN의 향방까지도 거론된다.

일단 정 부사장이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외부 업체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보다는 현재 신세계SVN의 최대주주로 올라있는 조선호텔로 지분 매각을 선택할 것이란 예측이 정설로 통한다. 이후 신세계SVN을 조선호텔로 흡수하는 시나리오다.

16일 신세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은 베이커리 계열사 신세계SVN 보유 지분 매각을 올해 초부터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 부사장이 확보하고 있는 신세계SVN 주식은 80만 주로 지분율은 40%다. 비상장사 주식이라는 점에서 단순 액면가(5000원)로만 볼 때 40억 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정 부사장이 신세계SVN 지분 처분을 고심하게 된 것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올 들어 공정위는 '동반성장'을 기조로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영역 침범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해왔다. 삼성그룹(호텔신라 아티제), 롯데그룹(롯데마트 보네스떼, 포숑), 한화그룹(에릭케제르) 등 대기업들이 연달아 운영 빵집을 철수하거나 철수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clip20121016140632

이런 와중에 신세계그룹은 최근 공정위로부터 신세계SVN 부당지원과 관련 거액의 과징금을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3일 ㈜신세계에 23억4200만 원, 이마트에 16억9200만 원, 에브리데이리테일(기업형 슈퍼마켓)에 2700만 원 등 신세계 계열사에 총 40억6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베이커리 계열사인 신세계SVN에 판매수수료를 과소 책정하는 방식으로 수년간 총 61억 원의 부당자금을 지원한 혐의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신세계SVN의 판매수수료율 인하를 지시한 내부문건과 회의록을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발생한 이익의 일부가 정유경 부사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나 오너 일가의 부당이득 취득 문제도 지목했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SVN으로부터 지난 3년간 총 12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문제가 불거지자 신세계는 "정유진 부사장은 신세계SVN 지분 매각을 이미 오래전부터 검토해왔다"는 반박을 내놨다. 물론 실제 올해 초부터 지분 매각을 검토해왔을 수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으로 이슈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로 분석했다. 어쨌든 정 부사장의 지분 매각은 불가피해진 상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의 지분이 내부 계열사 중 한 곳에 넘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SVN은 신세계 계열사에 입점해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것 외에 수익사업이 전무하다. 신세계SVN이 그룹사 물량 공급을 토대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40%에 달하는 정 부사장의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기는 어렵다.

clip20121016134801

외부에 지분 매각을 추진하려면 또 다른 걸림돌도 있다. 현재 최대주주가 신세계 계열사 조선호텔이라는 점이다. 조선호텔은 신세계SVN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고, 정 부사장(40%) 외에 나머지 지분은 우리사주(5%) 및 기타 주주(10%)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 정 부사장 지분만 넘겨서는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가 없다. 그만큼 매력적인 매물이 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지분을 최대주주인 조선호텔로 매각하고 이후 신세계SVN을 흡수합병하게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는다. 기본적으로 신세계SVN 자체가 2005년 조선호텔에서 베이커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곳이다. 당시 물적분할 이유는 사업시너지 외에도 정 부사장에 사업체 물려주기란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 결국 정 부사장의 지분이 빠질 경우 굳이 사업체를 별도로 운영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는 얘기다.

만약 신세계SVN을 조선호텔로 흡수할 경우 최근 사회적으로 불고 있는 대기업의 베이커리 사업에 대한 비판적 시선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최근 공정위뿐만 아니라 국정감사에서도 대기업 빵집 계열사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온 만큼 신세계 측으로서도 신세계SVN을 그대로 이끌고 가기가 어려운 상태다.

이와 관련 최근 국감에서 지식경제위 소속 정우택 의원은 지경부 제공 자료를 토대로 "대기업의 계열사 빵집 챙기기, 같은 그룹사 밀어주기의 행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신세계SVN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신세계SVN의 빵집 브랜드들은 국내 99%에 달하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있다"며 "인근 소상공인들의 희망을 짓밟는 대기업들의 행위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다만 신세계 측에서는 "아직까지는 정 부사장의 지분 매각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할지 확정이 안됐고 말 그대로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공정위 과징금 고지가 온 이후에는 소송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나 구체적인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