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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BW 인수단, 미매각 '폭탄'에 대응책 고심 아이엠·이트레이드·동부·유진 등 726억원 떠안아…증권사 유동성 우려 부각

한형주 기자공개 2012-10-24 15:25:02

이 기사는 2012년 10월 24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제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반공모 청약이 흥행 참패로 끝나면서 미매각분을 잔뜩 떠안게된 인수단은 침울한 분위기 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BW 인수 물량을 사내 리스크 관리팀이나 트레이딩 담당 부서로 이관해 처리하기도 하지만 실권 규모에 따라 인수 업무를 맡은 기업금융부가 직접 책임지도록 하는 경우도 있어 향후 영업적 측면에서도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이번 동부제철 BW 청약의 경우 실권 물량이 단기에 털어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닌만큼 인수단으로 참여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칫 북(book) 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24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이 전날까지 이틀 간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000억 원 규모의 BW 공모 청약을 실시한 결과 무려 726억 원이 미달됐다. 청약률은 30%도 안됐다. 미매각 물량은 고스란히 인수단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대표주관사인 아이엠투자증권의 타격이 가장 컸다. 인수 금액 300억 원 중 294억 원을 떠안게 됐다. 전체 실권 물량(726억 원)의 40%를 웃도는 규모다. 이어 250억 원 규모의 인수계약을 맺은 동부증권 창구에선 214억 원, 150억 원을 인수키로 한 유진투자증권에선 120억 원의 실권분이 발생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인수 물량 100억 원 중 98억 원을 자기자본으로 떠안게 됐다. 미매각률로 치면 아이엠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이 각각 98%로 가장 높았다.

이들 증권사 중 아이엠·동부·유진증권은 지난 6월 말 동부건설 BW 인수단으로도 참여했다. 당시 800억 원 공모에 450억 원가량의 실권 물량이 발생하면서 곤욕을 치른 경험이 되살아난 셈이다.

SK증권은 동부제철 BW 인수단 참여자 중 유일하게 할당량(200억 원) 전량 청약에 성공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BW 청약에 참여키로 미리 합의한 기관투자가 덕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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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BW 인수단은 이번 청약 실패에서 비롯될 수 있는 유동성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청약 미달 물량을 즉각적으로 유동화하기로 했다. 특히 BW에서 분리된 채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거래량이 급감하는 특성이 있어 속히 털어낼 계획이다.

이후 워런트를 팔 때는 인수 금액이 손실이 되지 않도록 가격을 맞춰 매각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과거 동부건설 BW 청약 때도 인수단이 실권 물량을 전부 털어내는 데 1~3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당시 동부건설 BW 발행 대표주관을 맡았던 아이엠증권은 현재 4개월이 다 되도록 워런트 잔여분을 쥐고 있는 상태다.

특히 동부제철 BW의 경우 앞선 동부건설 때보다 실권 물량이 많아 단기에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 동부제철과 인수계약을 체결할 당시 3개월가량을 보유하겠다고 약조한 증권사도 있다. 따라서 이번 딜에 참여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당분간 다른 거래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 활용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당장 이트레이드증권은 오는 25~26일 청약을 앞둔 오성엘에스티의 150억 원 규모 BW 발행을 대표주관하기로 돼 있어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오성엘에스티도 최근 주가 급락으로 워런트 행사가액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 청약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IB업계에선 이처럼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메자닌 딜에 적극 뛰어드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시각이 많다. 중소형사의 경우 수익 구조가 대형사보다 공격적인 만큼 인수 손실 자체도 크게 발생할 수 있고, 향후 딜 수행시 부담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동부제철 측과 인수계약을 맺었다 해도 1000억 원 공모에 700억여 원 미달이라는 결과를 예상치는 못했을 것"이라며 "당분간 해당 증권사의 IB 북 활용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손실 규모에 따라 트랙 레코드(주관 실적)에 흠집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장 평판 훼손으로 IB 영업 측면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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