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1월 30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한국실리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국내 1위 업체 OC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누가 오래 버틸 수 있느냐는 '치킨게임'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 중국 정부의 반덤핑 조사 본격화 등 외부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9%, 89.6% 줄어든 7576억 원과 330억 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사업부분별로 보면 OCI도 불황의 늪을 피하지 못했다. 석유·석탄화학과 무기화학 사업부문에서 이익을 내긴 했지만 주력 사업인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에서 318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87% 급감한 1793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OCI가 2008년 폴리실리콘 생산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적자"라며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한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은 컸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는 현금창출력 급감으로 이어졌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나타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3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7.4% 감소했다.
차입금과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총 차입금은 올해 3분기 말 현재 2조315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276억 원(35.1%) 늘었다. 순차입금도 지난해 말보다 39.6% 증가한 1조5551억 원이다. 부채비율도 95.13%로 1.45%포인트 증가했다.
폴리실리콘 시장이 악화되면서 투자도 보류했다. OCI는 군산 폴리실리콘 1~3공장 증설을 통해 연산 1만 톤 규모 생산능력 확정공사(Debottlenecking)를 내년 3분기까지 마칠 예정이지만, 현재 증설공사는 계획대비 10~20% 수준만 진행되고 있다.
OCI의 태양전지용 부품소재 계열사인 OCI스페셜티(옛 엘피온)가 말레이시아에 폴리실리콘 핵심원료인 MG-Si(Metallurgical Grade Silicon, 금속규소) 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OCI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전반적으로 투자 속도를 조정하는 것일 뿐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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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적이지 않은 외부환경으로 인해 OCI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우선 생산 원가도 나오지 않는 폴리실리콘 가격이다.
2008년 킬로그램(kg)당 200달러를 넘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0년 70달러선을 거쳐 2011년 말 30달러까지 급락했다. 지난 28일 태양광 조사업체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15.78달러까지 추락했다.OCI는 킬로그램당 평균 15달러대에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적자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폴리실리콘 반덤핑 조사도 변수다. 중국 상무부는 한국·미국·유럽연합(EU)산 폴리실리콘이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들어왔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은 OCI를 비롯해 미국 헴록, 독일 바커, 노르웨이 리뉴어블에너지 등 세계 유수 폴리실리콘 업체다.
OCI의 경우 지난해 폴리실리콘 판매액 1조9000억 원 중 50% 정도를 중국에 판매했다. 중국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한국산 비중은 22%에 달한다는 게 업게 전문가 추산이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재고물량이 쌓여있고 4분기에도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이 지속돼 OCI의 적자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극심한 업황침체로 투자 및 증설을 보류했지만 금융권에서 신용리스크를 이유로 자금지원에 난색을 보이는 만큼 재무적 부담도 점자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OCI는 반덤핑 조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반덤핑 판정을 받을 경우 수익성 악화의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사업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치킨게임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OCI는 다른 사업부에서 폴리실리콘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또 다른 태양광 기업과 달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장기간의 불황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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