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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한국물 발행시장 뜨거워진다 만기도래·금리 고려, 규모 줄어들 것…선제조달로 연초 발행은 활발

한희연 기자공개 2012-12-24 19:15:52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4일 1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계 해외채권(Korean Paper;KP) 시장 참여자에게 2012년은 명실공히 최고의 해였다. 발행액이 폭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흘러내린 발행금리는 정부신용등급 상향의 대형 호재를 만나며 연말까지 줄곧 내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위시해 민간 발행사들이 글로벌본드 시장에서 위세를 떨쳤고 은행과 공기업 등 기존의 단골 발행사들도 사상 최고의 발행조건으로 딜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최고의 해를 보내고 맞는 2013년 전망은 어떨까. 일단 발행규모가 올해를 뛰어 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기도래액 자체가 줄어 발행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신용등급 상향이 다른 공기업이나 금융회사로 확산되기도 어려워 보이고 주요 민간 발행기업들은 오히려 등급 하향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최소한 연초에는 올해 못지 않은 발행 열기로 뜨겁게 달구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1월과 2월에 달러화나 엔화표시 채권을 발행하려는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연초 발행을 위해 이미 준비 작업에 한창인 곳도 여럿이다.

◇ 내년 KP발행 올해보다 줄어들 것…만기도래 줄고, 투자자도 금리하락에 부담 느껴

2012년 KP 발행시장은 말 그대로 풍년이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KP 발행액은 36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993년 집계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유럽 재정위기가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연초 국내 기관들의 해외채권 발행이 증가했고, 국가신용등급 개선 등으로 7월과 9월 채권 발행이 또 늘었다.

발행금리 스프레드도 역사적인 축소를 경험했다. 5년만기 기준으로 1월 미국 국채 대비 300bp대를 보이던 KP 스프레드는 10월 130bp대로 축소됐다.

풍성한 한해를 경험한 탓인지 2013년 발행시장 분위기에 대해 발행사나 투자자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하지만 올해 기록을 경신할 만큼 발행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우선 만기도래 규모가 올해보다 적고, 올해 기록적인 발행금리 스프레드 축소 랠리로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이라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한계점에 거의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내년 환율 사정이 올해만큼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3년 KP 만기도래액은 204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월평균 상환액은 17억 달러로 올해(22억 달러)보다 상당 폭 감소한다. 대부분의 KP의 발행만기가 5년임을 감안할 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발행이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7월이 30억 달러로 만기도래 규모가 가장 많고, 6월(28억 달러), 5월(26억 달러), 9월(22억 달러), 1월(22억 달러), 2월(21억 달러) 순이다. 연간 만기도래 규모의 53%는 달러화채권이 차지하고 있다. 18% 가량이 엔화채권, 6% 가량이 유로화채권, 5% 가량이 홍콩달러채권이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내년에는 한국계 외화채권의 만기도래 감소로 차환부담이 완화되며 발행액은 다소 줄 여지가 있다"며 "발행스프레드는 완만하게 축소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 수요는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국의 초저금리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황이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KP등 신흥국 채권 수요를 지속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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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제적 조달 수요로 연초 발행 풍성할 것…3개 시중은행 공모 달러채, KT 엔화채 발행작업 한창

연간 발행물량이 올해보다는 줄어들더라도 당장 연초부터 KP 발행은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 재정절벽 이슈, 끝나지 않는 유로지역 재정위기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시장이 좋을때 자금을 조달해 놓자는 심리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원준영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전무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달러시장이 가장 발행분위기가 좋은 시장일 것으로 예상되며 연초부터 달러 발행을 염두에 두는 기관들이 많을 것"이라며 "과거 추이를 보면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전 세계적으로 이벤트가 많이 생겼던 경향이 있어 많은 발행자들이 1분기를 발행 타이밍으로 보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벤트가 생길 경우 발행금리가 올라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선제적 조달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윤재 바클레이즈 이사는 "1월말 까지만 해도 내년에는 발행물량이 줄 것이라 보고 있었으나 최근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기업 동향을 파악했을 때 1, 2월달에 엄청난 양이 발행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정책기관 리파이낸싱 물량이 몰려있는 글로벌 본드가 주를 이루고, 하반기 들어서는 사무라이 본드의 리파이낸싱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초 KP 발행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발행사들의 움직임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세곳이 내년 1월을 목표로 공모 달러화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1분기중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채권은 없지만 시장 상황 악화를 대비해 미리 자금을 마련해 놓자는 취지다.

이밖에 사무라이채권 시장에서는 KT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다이와증권,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1월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1월중 350억 엔의 만기가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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