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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아비바, 지분 협상 신경전 치열한 이유 낮은 가격 제시한 측 지분 인수 가능

이승우 기자공개 2013-01-08 15:44:49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8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비바측 생명 지분 인수를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회장의 공식적인 발언이라 실제 딜(Deal)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이 회장의 발언은 공언(空言)이 돼버렸다.

이 회장의 의지만으로는 밀어 붙이기에는 이번 딜이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먹지 않으면 먹히는' 계약 조건이 눈치보기를 극에 달하게 하고 있다. 핵심은 양측이 제시한 가격에 서로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낮은 가격을 제시한 상대의 지분을 살 수 있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매도와 매수 실사 이후 평가된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100%의 가치에 대해 낮게 제시한 쪽이 있다면 높게 평가한 쪽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비바그룹이 2000억 원을, 우리금융이 1800억 원을 제시하면 아비바그룹이 우리금융 보유 지분을 1800억 원의 가치(우리아비바생명 100% 지분 전제)로 사들일 수 있는 것이다. 각각 절반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단순 계산을 하면 상대의 지분을 대략 900억 원에 살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시장에서 철수를 준비중인 아비바측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 단 너무 싼 가격을 우리금융이 제시하게 될 경우 아비바측에서 제3의 투자자를 확보해 지분 100%를 확보한 뒤 통매각할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금융은 섣불리, 그리고 너무 싼 값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협상 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합작 회사의 경우 통상 5년이 지나면 지속 여부에 대한 재협상을 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게 우리금융측의 설명이다. 2008년 합작 이후 올해로 5년이 지났지만 그와 상관없이 아비바측에서 지분 매각 의사를 일방적으로 보내왔기 때문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서로의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한이 있으나 이 역시 협상 기한이 없다. 협상 결렬로 각자 보유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경우 상대방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점도 대안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측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비바측이 먼저 매각 협상을 제안해 온데다 최근 보험회사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시간을 끌수록 우리금융이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아비바측도 만만치 않다. 매도 실사가 종료된지 두달여가 지났지만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겉으로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협상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서로가 가격 제시를 하지 않으면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비바그룹은 지난 2008년 이후 몇차례 유상증자 등으로 998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지분 47.31%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우리금융이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비바그룹이 투자한 이후 보험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 원금만큼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투자 당시와는 달라진 기업가치를 반영해 협상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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