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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치열해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재무 영향은자사주 공개매수로 차입금 부담, 부채비율·순차입금/EBITDA 등 영향 불가피

윤준영 기자공개 2024-10-04 14:35:03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고려아연 재무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까지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가격을 다시 올린다면 고려아연 측이 이에 대응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쩐의 전쟁'으로 돌입하는 가운데 회사는 재무 부담을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풍·MBK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은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주관사인 NH투자증권 오프라인 지점 또는 온라인(홈페이지·HTS·MTS)을 통해 이뤄진다. 원칙적으로 종료일은 6일이지만, 5일과 6일이 휴일인 탓에 실질적 청약 마감일은 4일로 정해졌다.

한편 고려아연은 주당 83만원에 자사주를 매수하겠다고 밝히며 매입 후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주장한다.

우선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으로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만큼 부채비율이 올해 반기 말 기준 36.5%에서 95%로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도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1.73배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기준인 0배 또는 0.5배를 큰 폭으로 상회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만약 공개매수 가격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아연이 입을 재무적 부담 역시 커질 전망이다.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을 웃돌면서 영풍과 MBK 연합이 공개매수 가격을 다시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려아연 역시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다.

고려아연이 차입금을 받는 과정에서 7%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적지 않은 리스크로 꼽힌다. 해당 차입금만큼 고려아연이 부담해야 할 이자만 1860억원으로 추산됐다.이에 당기순이익 역시 반기말 기준 5590억원에서 413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향후 5년 간 계획한 투자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주주가치 관점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고려아연의 현재 시점 주식 내재가치와 공개매수 가격인 83만원을 비교할 때, 내재가치가 83만원을 웃돌아야 남아 있는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고려아연의 내재가치는 83만원까지는 못 미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고려아연 목표주가를 높게 잡아도 70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100만원~120만원' 수치 역시 장기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잠재 가치로 해석된다. 즉 향후 몇 년 후에 도달해야 하는 목표주가라는 의미다. 만약 현재 내재가치보다 높게 자사주 매입 가격이 형성된다면 원칙적으론 자사주를 소각하더라도 나머지 주주들이 얻게 될 주식 가치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영풍-MBK측과 고려아연 모두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친 셈으로 결국 누가 더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의 가치를 해치진 않는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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