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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자사주 확대, 지주사 전환 노리나 보험지주회사+일반지주회사 동시 설립시 자사주가 핵심 역할

문병선 기자공개 2013-01-23 11:48:22

[편집자주]

지주회사 제도는 여전히 손 볼 곳이 많은 불완전한 지배구조지만 국내에서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지배구조의 대안으로 인식된다. 그래서인지 2011년을 기점으로 증가율이 둔화되다가 2012년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와 세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어우려져 만든 결과로 분석된다. 2013년에는 또 어떤 그룹이 지주회사행을 택할 지 재계의 관심이 높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3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고도 지금의 소유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상속소송 결과 최악의 경우 '삼성생명→삼성전자'로의 지배력 연결고리가 약화하더라도 최대주주를 뒤바꾸지는 못한다. 개편의 유인이 있다면 '후계상속 및 3세(이재용, 이부진, 이서현)간 계열분리' 뿐이다. 그게 아니라면 삼성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할 필요성을 현재로선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단행된 삼성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삼성에버랜드의 지분거래는 그 시기가 빨라졌다는 해석을 낳는다. 자사주 매입(10.98%)이 대표적이다. 에버랜드는 비상장 회사로 주가 안정의 필요가 없고 실적이 좋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어 자사주 매입에 나설 필요가 없는 회사다. 그런데도 자사주를 대량 확보한 것인데, 이를 두고 '지주회사 전환'과 연결하는 해석이 고개를 든다.

물론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공정거래법, 금산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수많은 규제에 둘러 쌓여 있어 조그만 변화도 법 망에 걸리게 돼 운신의 폭이 제한돼 있다. 다만 최상위 지배회사(삼성에버랜드)의 핵심지분(17%)을 KCC에 넘기고 자사주를 대량 확보한 일은 그냥 넘길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곧바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기 보다 최소한 여러 가능성을 두고 여건을 만들어 놓으려는 초기 작업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버랜드 자사주 매입 확대, 지주회사 전환용도?

자사주를 대량 확보한 데 주목하는 이유는 이 거래가 최근 수년간 여러 기업들에 의해 지주회사 전환 목적으로 곧잘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SK증권의 '지주회사,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 : 자기주식 매입'이라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자사주 확대는 여러 용도가 있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지배권 강화' 목적으로 요즘 자주 활용됐다.

예컨대 'A'라는 특정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단기간에 확보해야 하는 재무적 자금수요가 생긴다. 지주비율을 50% 이상으로 맞추어야 하고 상장회사 지분 20% 이상(비상장회사 4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때 A기업이 만일 자사주를 갖고 있으면 달라진다. 예비 지주회사는 자사주를 선확보한 뒤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이 지분을 핵심 자회사 투자지분으로 바꾸는 식으로 여러 단계의 작업을 건너 뛸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 전환 예상흐름

애경그룹, 한국타이어그룹, 넥센그룹 등이 이 방법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에버랜드가 매입한 자사주도 동일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도된 목적이 설정됐다고 보긴 어렵다. 삼성카드는 금산법 규정에 의해 어차피 2012년 4월까지 보유 중이던 에버랜드 지분을 5% 이하로 낮추어야 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확보된 자사주는 앞으로 여러 가능성을 대비할 수 있는 포석에 사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실제 과거에도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여러 단체와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함수관계 복잡, '금산분리 및 형제간 계열분리' 해결안돼

그러나 이런 방법(에버랜드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에 의한 방안은 대주주의 지배권 강화 수단으로는 부합하지만 삼성그룹이 안고 있는 다른 여러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보험지주회사의 비금융 자회사(삼성전자 등) 지분 보유 금지 문제 △삼성전자 지분 처분 시 삼성생명 유배당 보험계약자에 대한 배당 문제 △계열사간 부분 순환출자 문제 △공정거래법상 상장 및 비상장 자회사 최소 지분율 확보 문제 등이다. 이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아킬레스 건'으로도 불린다.

특히 가장 핵심이 되는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7.21%) 문제가 처리되지 못하면 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도 '사상누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보험지주회사가 설립되면 삼성생명은 원칙적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 이를 매각해야 하는데, 시가 환산시 15조여원에 달한다. 지배력을 놓칠수도 없어 이 지분을 대주주나 계열사가 매입해야 하는 숙제가 남게 된다.

2009년말 개정된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 지위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는 규정을 감안해도 삼성생명은 대략 3.21%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고, 이를 매입하기 위한 비용은 다소 줄기는 하지만 대략 6조여원에 달한다. 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그리고 삼성SDI간 순환출자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채 남게 된다.

삼성 일반지주회사 보험지주회사 동시설립 위한 분할안

◇보험지주회사+일반지주회사 동시 설립 가능성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지주회사 체제가 현재로선 유력하다는 지적이다. 여러 보완 방법이 소개돼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 지주부문의 합병 △보험지주회사 외에 일반지주회사 동시 설립 방안 등이다.

삼성전자 지분율이 매우 취약한 삼성가 패밀리의 지분현황을 감안할 때 지주회사 체제 전환 만큼 대주주의 지배지분율을 강화시켜줄 방법이 딱히 찾을 수 없다는 현실성이 이런 방안에 설득력을 준다. 보험지주회사 외에 일반지주회사를 동시에 설립하는 방안에서도 자사주는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열쇠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경우 자사주를 각각 11.21%, 5.81% 갖고 있다. 에버랜드의 경우처럼 이런 자사주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시 투자지분화 돼 대주주의 지배구조 개편 부담을 덜어준다.

요약하면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생명을 제외한 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현행 약 5%대에서 20~30%대까지 늘릴 수 있다. 이 경우도 삼성생명의 비금융계열사 지분처리 문제가 숙제로 남지만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과 맞바꾸거나 별도의 방안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해 보인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당장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은 없으나 상속 또는 증여 문제가 현안으로 닥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은 여러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며 "일단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유예기간 동안 나머지 계열사 지분정리 문제를 천천히 풀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 일반지주 부문 합병 및 현물출자 후 지배구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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