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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접금융시장 위축론..한계는? 유증·IPO 침체 영향…회사채 3년간 위축, 근거 없다

황철 기자공개 2013-01-28 12:02:23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8일 12: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의 직접금융(주식시장과 회사채 시장)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 통계와 그 해석이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위험이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주식과 채권을 하나의 잣대로 본다거나 기업공개의 경우 신주매출만을 직접금융 실적으로 보는 것 등은 시장이 체감하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또 회사채의 경우 분류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증가에서 감소로 바뀌거나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직접금융(DCM·ECM 포함) 조달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회사채 시장은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지만 기업공개·유상증자액이 무려 80% 넘게 축소된 탓이다. 특히 대기업 조달이 크게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으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2012년 공모 조달규모는 총 131조564억 원으로 전년 143조3937억 원 대비 12조3373억 원(8.6%)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량(은행채 포함)은 128조 6927억 원으로 2011년 130조4919억 원 대비 소폭 감소(1.4%)하는 데 그쳤다.

일반 회사채는 57조1690억 원(금감원 기준)으로 전년 61조 7,973억 원 대비 7.5% 줄었다. 더벨이 자체 집계한 58조1767억원(2011년 60조2260억원)과 다소 다른 이유는 금융지주사와 증권사 발행 채권 등을 일반기업채권으로 볼 것이냐 금융채로 분리할 것이냐의 기준 차이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은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데 대해 "유럽·미국 등의 재정위기 여파와 경기 침체로 최근 3년간 회사채 시장은 확대·성장보다는 전반적으로 축소·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일반기업 회사채 발행규모는 2009~2010년 35조 ~46조 원 수준에서 2011년~2012년 58조~60조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고 보는 게 옳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회사채 시장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한 차례 큰 폭 성장을 한 뒤 2011년 이후 연간 100조 원(은행채 제외) 시대에 돌입할 정도로 양적 팽창을 하는 중이다. 일반기업 회사채가 지난해 전년보다 소폭 줄기는 했지만 이를 시장위축으로 보기에는 무리라고 볼 수 있다.

일반기업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것은 양극화 심화로 비우량기업과 중소기업 회사채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량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779억 원(0.1%)으로 직전 3년간 평균 발행액인 7125억 원을 크게 밑돌았다. 또 전체 회사채 발행에서 BB급 이하의 비중이 1.6%(9243억 원)에 불과해 비우량채 시장이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증권 공모

금융채와 은행채는 각각 26조2151억 원, 26조8620억 원이 발행됐다. 전년 27조2622억 원, 28조8342억 원 대비 소폭 감소(3.8%, 6.8%)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은18조4466억 원이 발행돼 전년(12조 5,982억 원) 대비 46.4% 증가했다.

건설사·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P-CBO(Primary CBO) 발행이 증가하고 이동통신사 ABS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ECM 시장에서는 기업공개·유상증자 규모가 2조3637억 원으로 전년 12조9018억 원보다 81.7%나 감소했다. 신주모집을 통한 기업공개는 25사(유가 5사, 코스닥 20사), 4664억 원으로 전년(67사, 2조4385억 원) 대비 1조9721억 원 줄었다. 유상증자에 63개사(유가 26사, 코스닥 29사, 기타 8사)가 참여했지만 규모는 1조8973억 원에 그쳤다. 전년 97개사, 10조4633억 원 대비 8조5660억 원(81.9%)이나 줄어든 액수다.

특히 지난해 IPO를 철회한 회사가 12개사(유가 4, 코스닥 8)로 상장폐지까지 합해 33개사가 유가증권 시장에서 사라졌다. 금융감독원은 "주식시장 침체로 IPO·유상증자 건수·금액의 절대규모가 감소했으며 2000년 이후 최저수준(기존 최저 : ‘08년, 5조 80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를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지난해 크게 부진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그러나 기업공개에서 구주매출을 제외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구주매출은 기업의 자금조달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자금회수 성격을 갖고 있다. 엄밀히 말해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과 분리되는 것이 맞기는 하다. 하지만 구주매출을 제외할 경우 직접금융시장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장이 침체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의 해석이 대표적인 예로 거론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기업공개를 구주 매출을 위주로 할 것이냐, 신주 매출을 위주로 할 것이냐는 것은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배구조와 기업공개의 목적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라며 "극단적인 예로 기업공개가 100% 증가해도 전액 구주 매출을 통할 경우 직접금융 실적은 제로(0)가 되는데 이를 직접금융시장 침체로 볼 수 있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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