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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브랜드 승부..자본시장 변화 선봉 정명재 김·장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

박상희 기자/ 장소희 기자공개 2013-02-07 15:13:17

이 기사는 2013년 02월 07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 법률사무소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로펌이다. 오랜 전통은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 브랜드 파워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토대가 된다. 김·장 법률사무소가 자본시장 거래 분야에서 '최초 '수식어를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 배경이다.

한국과 미국 증시에 국내 기업 중에서 최초로 동시상장한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은행권 중에서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채 발행으로 2억 달러를 조달한 하나은행, 일반기업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채 발행에 성공한 CJ 인도네시아 법인과 두산인프라코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구조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국민은행, 국내 최초로 법정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모두 김장이 법률 자문을 맡아 국내 최초로 성사시킨 자본 시장 거래다.

김·장은 기업공개(IPO)와 회사채를 비롯한 증권 발행 분야는 물론이고 신종자본증권, 바젤 III 규제 도입에 따른 은행권의 후순위채 발행 변화 등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새로운 역사를 써왔다.

김·장 법률사무소 자본시장그룹은 모두 70여 명에 달하는 전문 인력이 포진해 있다. 지난 1일 자본시장 전문그룹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정명재 파트너 변호사를 만났다.정 변호사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자본시장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장이 그 변화의 선봉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첫 수임 나스닥 상장 '불발' 아쉬움...LG필립스 동시상장 성공으로 달래

정 변호사는 판사 출신이다. 학부 전공은 법학이었지만, 원래 기업 금융 쪽에 관심이 많았다. 군 법무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고려대 야간 MBA 과정을 밟을 정도였다. 김·장에서 변호사직 제안이 왔을 때 망설임 없이 수락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법원에서 로펌에 오는 경우 대부분 송무 쪽으로 간다. 법원이란 곳은 사회의 현상이 어느 수준까지 가면 뒤에서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앞서갈 수 없어서 갑갑했다. 김·장은 금융이나 자본시장 등 한정된 분야에서나마 최첨단에서 이슈를 따라갈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김·장에 둥지를 튼게 2000년, 벌써 14년 차 베테랑 변호사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새내기 초짜 시절은 있다. 김 변호사가 처음 수임한 업무는 벤처붐이 한창이던 시절 한국 IT 벤처를 대표하는 코스닥 상장사의 미국 나스닥 DR 상장 업무였다. 안타깝게도 딜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딜이 잘 되지 않는 것도 배우는 과정이고, 귀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정명재
정명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
그가 자본시장 관련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로 꼽은 건 LG필립스LCD의 국내외 동시상장 거래. 당시 미국과 국내 법인 합작사였던 LG필립스가 미국과 국내 증시에 동시에 상장하는 최초 거래였다.

"변호사로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딜이었다.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 양쪽 법제가 충돌하고, 불일치하는 측면들을 조화롭게 만들어가야 했다. 구체적으로 33년법이라고 부르는 미국의 증권법과 당시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을 조율해야 했다. 힘들었지만 동시에 재미있는 거래였다."

정 변호사는 2004년 LG필립스 한국-미국 거래소 동시 상장에 이어 2007년 해외 투자자가 참여한 최초 거래였던 삼성카드 IPO 자문도 맡았다.

그밖에 IPO와 관련해 김·장이 보유하고 있는 최초 거래로는 금호타이어의 한국-런던거래소 동시상장, 최초로 해외(싱가포르)에 원주를 상장한 STX팬오션의 2차 상장(국내 상장) 거래 등이 있다.

◇ 지난해 수임 IPO 모두 불발..현대로템, 현대오일뱅크, 미래에셋생명 기대

지난해 IPO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악의 거래 건수와 규모를 기록했다. IPO 한파는 정 변호사도 비켜가지 못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담당했던 포스코특수강, 산은금융지주, 현대오일뱅크 등의 상장 거래가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며 "법적인 이슈로 상장이 좌절된 것은 아니었지만 아쉬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동시에 올해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정 변호사는 올해 상장 재추진 의사를 밝힌 현대오일뱅크, 미래에셋생명 등 발행사의 IPO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현대로템의 경우 가장 많은 지분을 들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 측을 법률 대리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온 거래다보니 상장 완료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가 없다. 미래에셋생명 거래는 삼성생명에 앞서 상장을 추진했지만 5년 가까이 상장이 연기됐다. 삼성생명이 상장을 앞두고 김·장 측에 자문 요청을 했지만, 앞서 동종업종인 미래에셋생명 상장 자문을 맡고 있던 정 변호사는 이해상충 이슈 때문에 그 거래를 다른 변호사에게 넘겼다.

정 변호사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이란산 석유 비중이 높은 편인데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면서 이슈가 발생했었다"며 "지난해 이미 솔루션을 찾아낸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지난해 주식자본시장(ECM)에서 IPO 시장은 빅딜 실종 및 거래 기근에 시달린 반면 블록딜 거래는 호황을 누렸다. 경기 부진을 예상한 기업들이 선제적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보유 자산 매각 방안으로 블록세일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블록 트레이드 법률 자문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했을 것 같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보유 중이던 현대자동차 지분 블록세일, 한전KPS 블록세일 등이 있었다. 블록딜 자문을 맡으면 주로 하는 일이 계약서를 만드는 거다. 거래 구조와 관련된 법률 검토를 바탕으로 거래가 시작되면 바로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둔다."

최근엔 거래 마감 이후 '클로징 리걸 오피니언'을 요구하는 곳도 많다. 외국계 IB는 물론이고 국내 증권사들 역시 지분을 매각하는 회사의 행위가 계약서에 따라 적법하고 집행 가능한 것인지를, 관련 법규에 위반되는 것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차원이다.

◇ 신종자본증권 1호 딜..."어렵다, 그래서 도전한다"

하이브리드채라고 불리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1호 타이틀은 모두 김·장이 갖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가지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 안정성 요건을 충족해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의 기본자본으로 인정하는 증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11월 금감원에서 발행을 허용한 이후 하나은행이 최초로 2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정 변호사가 자문을 맡았다.

이후 은행권의 하이브리드채 발행은 일정 수준 보편화 됐으나, 일반기업의 하이브리드채 발행은 최근 들어 본격화 됐다. 일반기업 중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채를 발행한 곳은 CJ인도네시아법인이다. 뒤이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발행에 나섰다. 정 변호사는 두 거래 모두 발행사 측 자문을 맡았다. 남동발전 발행까지 포함하면 2012년 발행된 4건의 하이브리드채 거래 중에 3건을 정 변호사가 담당했다.

"첫번째 딜이란 항상 어렵다. 특히 국내에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우리 관련 법 상 발행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에 대한 검토부터 시작했다. 또 하이브리드채는 기본적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냐 하는 부분이 핵심이기 때문에 회계법인이 키를 쥐고 있다. 회계 부분은 회계사들이 전문가지만, 그들 역시 하이브리드채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법률적 검토가 중요했다."

정 변호사는 또 신종자본증권이 상법 개정으로 주목 받았지만, 실질적으로는 IFRS 도입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큰 테두리에서 보면 회사채의 변형으로, 만기와 이자지급방법이 기존 회사채와 차이가 있다는 것. 다만 IFRS 회계 방식이 형식보다는 본질에 따르다보니, 법적으로는 엄연히 회사채더라도 성격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CJ 발행 건과 달리 두산인프라코어는 자본 인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CJ 인도네시아 법인 하이브리드채는 은행 신용공여 요소가 없어 논란의 여지 없이 자본으로 인정 받았다.

정 변호사는 자본 인정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되겠지만 하이브리드채 발행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남동발전, 허브발전 등 은행 신용공여 구조가 아닌 하이브리드채 발행은 계속 이루어졌다"며 "올해도 하이브리드채 발행 자문에 대한 문의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 해외 증권 발행 등 ECM 거래 증가 예상...바젤III 관련 금융위 자문

김 변호사는 올해 주식과 채권 발행 시장 모두 지난해에 비해 올해 딜 건수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종의 기저효과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쪽은 글로벌 발행이다. 글로벌 본드는 물론 해외 전환사채(CB)나 교환사채(EB)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해외 증권 발행은 결국 발행사가 발행 시장을 결정하는 이슈"라고 설명하며 "시장 상황과 자본조달 코스트 측면을 비교해서 국내보다 해외 발행이 낫다는 판단이 서면 해외 쪽 발행을 타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거래 자문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은 최근 롯데쇼핑이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EB 거래에 자문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롯데하이마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B(3200억 원)를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했는데, 김장은 EB 발행 주관사단 자문 거래를 맡았다.

증권 발행 업무 자문을 맡는데 있어 발행사와 주관사 측 법률 대리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을까. "요즘은 발행사의 파워가 점점 강해지는 추세라 발행사 측에 먼저 법률 자문을 대리할 선택권을 준다. 발행사 측 자문을 맡지 못하면 주관사 측 자문 기회를 노린다. 대략적으로 주관사쪽 자문 업무는 발행사 쪽 로펌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나 검증하는 역할이다. 발행사 쪽 자문 업무는 좀더 능동적이고, 수수료도 조금 더 많다."

해외 글로벌 본드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바젤III 규제 강화에 따라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은행권 등에서 후순위채 발행 수요가 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젤 III가 적용되면 후순위채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 등이 강화된다. 현재 법제 하에선 강화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증권 발행이 불가능하다. 현재 금융위에서 이와 관련된 법률 정비를 준비하고 있으며, 김·장은 금융위 측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 정명재 변호사 약력
△1993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93년 제 35 회 사법시험 합격
△1996년 대법원 사법연수원 (25기)
△1996년~1999년 육군법무관
△1999년~2000년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판사
△2000년~현재 김·장 법률사무소
△2005년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School (LL.M.)
△2005년~2006년 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법률사무소, 뉴욕
△2009년~현재 사법연수원 강사 (기업금융)

◆ 주요 자문 거래

△은행의 신종자본증권(Hybrid Tier 1 Securities)로는 최초 건인 하나은행 거래 (2002년)
△LG 필립스 LCD 국내외 동시상장(2004년 )
△해외 투자자가 처음으로 참여한 삼성카드 IPO(2007년)
△GS리테일(2011년), 한국항공우주산업(2011년) IPO 등 발행사 자문 거래
△현대HCN(2010년), 하이마트(2011년) IPO 등 주관사 자문 거래
△일반기업 최초 하이브리드 채 발행 건인 CJ인도네시아 현지법인(2012년)
△신용공여가 결합된 첫번째 거래인 두산인프라코어(2012년)
△남동발전 등의 하이브리드 채 발행 거래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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