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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KSWISS 인수로 두마리 토끼 잡는다 전략적 정합성 + 이랜드차이나 상장에 긍정적 영향

이재영 기자공개 2013-02-14 17:09:46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4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K·SWISS(케이스위스) 인수를 계약대로 원만히 완료할 경우, 그룹 패션사업의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랜드는 이미 푸마, 뉴발란스 등 판권을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스포츠 브랜드 사업을 통해 이 분야 리테일 능력을 여실히 증명했다. 케이스위스의 경우 그룹이 소유권을 갖는 첫 스포츠 브랜드가 되는만큼 그동안 쌓은 리테일 능력을 아낌없이 투하할 게 뻔하다.

특히이랜드가 매년 고공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 패션사업에 자체 스포츠 브랜드까지 탑재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로 홍콩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이랜드패션차이나의 기업 가치는 수직 상승할 수 있다.

국내 연 매출 1000억 원에도 못미치던 뉴발란스 매출을 단번에 4000억 원대로 끌어올린 장본인이 바로 이랜드다. 이 때문에 이랜드가 케이스위스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뉴발란스 본사가 직접 나서 이랜드의 케이스위스 인수를 반대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랜드가 뉴발란스 측에 이해를 구했고, 뉴발란스가 이에 수긍하면서 인수계약까지 이를 수 있었다.

이랜드는 최근 인수합병(M&A) 업계의 핫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만다리나 덕, 코치넬리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는 물론 동아백화점, 해외리조트 등 유통·레저 산업에까지 왕성한 식욕으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먹성에 비해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미흡하다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판단이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위스 인수는 확실한 전략적 정합성 하에 완성된 효과 만점의 딜이었다는 총평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의 케이스위스 인수는 비즈니스적 시너지와 함께 연내 홍콩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EFCH)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초 예상된 3000억~4000억 원보다 낮은 2000억 원이라는 인수 금액 또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패션업계 마이더스 손…이랜드와 KSWISS 모두 윈-윈 기대 돼

1980년 이화여대 앞 2평짜리 의류매장인 '잉글랜드'에서 출발, 지난해 총매출 9조 5000억 원(추정)에 이르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한 이랜드는 패션산업의 이랜드월드를 모체로 유통산업(이랜드리테일), 레저산업(이랜드파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갔다.

특히 패션부문에서의 탁월한 경영 능력은 해외 유수 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며 이랜드만의 특화된 비즈니스 역량을 증명해왔다.

2000년, 나이키, 리복, 아디다스의 스포츠 브랜드 빅3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매출 100억 원 수준의 푸마를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환, 7년 만에 매출 1800억 원의 알짜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2007년 말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며 독일 푸마 본사가 직접 진출했지만 이후의 푸마 매출은 급락했다. 한 때 나이키, 아디다스와 함께 새로운 빅3로 발돋움 했던 푸마는 그 명성을 이랜드가 푸마 대신 선택한 뉴발란스에 넘겨주며 미미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07년 푸마와의 라이선스 재계약이 불투명 해지자 이랜드는 뉴발란스로 눈을 돌렸다. 90년대 말 국내 진출 후 잠시 유행을 일으켰던 뉴발란스는 이랜드의 손이 닿자 2007년 240억 원 수준의 매출이 연평균 매출 성장률 117%를 구가하며 2011년 약 3000억 원 매출의 거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기존 스포츠화 중심의 뉴발란스에 의류 품목을 도입하며 급격한 매출증대 및 수익성 향상을 꾀할 수 있었다.

케이스위스가 현재 보유한 주요 브랜드는 테니스화를 주력으로 한 스포츠 브랜드 K·SWISS와 1947년 출시돼 실용적인 부츠의 대명사로 자리 매김한 Palladium이 대표적이다.

K·SWISS는 한때 미국내 스포츠 브랜드 매출 5위에 랭크되며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 2005년 시가총액 7억 달러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지역에서 스포츠화 관련 톱티어(Top-Tier) 자리를 확고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소비 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수 년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마이너스에 머무르는 등 고전을 이어가며 시가총액은 1억 달러 초반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하지만 소재 경량화를 통해 제품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원가절감을 통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한 팔라디움(Palladium)의 경우, 연평균 50%에 이르는 급격한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2011년 가장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브랜드에 뽑히기도 했다.

이랜드는 이번 케이스위스 인수로 자체 스포츠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과거 푸마 국내 판권을 소유했었고 현재 뉴발란스에 대한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지만, 자체 보유 스포츠 브랜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사양 브랜드에 대한 이랜드의 탁월한 턴어라운드 능력은 이번 인수의 핵심"이라며 "고전 중인 K·SWISS 브랜드는 물론, 팔라디움(Palladium) 브랜드 또한 이랜드의 손길로 더 큰 매출 증대 및 수익성 향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및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케이스위스의 해외 리테일망을 통한 만다리나 덕 등 이랜드 보유 브랜드들의 해외지역 매출확대 또한 기대된다. M&A 업계 관계자는 "특히 북미 지역 리테일망이 절실했던 이랜드에게 케이스위스는 또 한번의 기회"라고 밝혔다.

◇ EFCH 홍콩 상장…KSWISS 인수로 몸값 올라갈까

2007년부터 시작됐던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EFCH)의 홍콩 증시 상장은 2008년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기대이하라는 이유로 잠정 중단됐지만, 지난해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새로 선정하며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랜드는 내부적으로 최대 5조 원 대에 이르는 시가총액을 예상하고 있지만 홍콩 증시 부진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랜드의 중국 패션 사업은 의련(남성복), 의념(여성복), 위시(아동복/언더웨어) 세 축을 주축으로 연간 10%를 상회하는 순이익률을 보이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 패션 사업의 핵심인 의념(여성복)의 경우 EFCH가 보유 중이다. 의련(남성복)은 이랜드월드가, 위시(아동복/언더웨어)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계열사 지주회사인 이랜드아시아홀딩스(EAH)가 갖고 있다.

이랜드_중국_실적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패션업계 관계자는 "연평균 30%이상의 급속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이랜드가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는 중국 리테일망을 활용한 케이스위스 브랜드들의 중국 공략이 가시화 된다면 그 파괴력은 굉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이랜드가 EFCH 상장을 통해 원하는 시가총액 5조 원 이상의 높은 밸류에이션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케이스위스의 가세는 공모 규모만 1조 원을 웃도는 메가딜이 될 EFCH 상장의 흥행에 윤활유가 될 것" 이라며 "올 하반기를 목표로 EFCH의 상장을 준비 중인 이랜드 로서는 EFCH 가치상승에 더욱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3000억~4000억 원 보다 낮은 최종 2000억 원 규모로 진행된 이번 케이스위스 인수 금액 또한 이랜드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A업계 관계자는 "2012년 9월 기준 케이스위스의 순자산은 1억 4500만 달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8수준으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보유가 4000만 달러인 점을 고려할 때 이랜드의 케이스위스 인수 금액 1억 7100만 달러는 절대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전략적 정합성 및 향후 성장성을 고려할 때 매우 매력적인 인수 금액"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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