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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현대상선, '다른 꼴' 손실 이유는 환율·고유가 등 공통악재 불구 손익 '정반대'..벌크 차이가 결정타

김장환 기자공개 2013-02-18 17:42:30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8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종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지난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환차손과 고유가 등 악재를 넘어서지 못했다. 매출액은 양측 다 크게 늘었음에도 적자를 벗어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손실폭은 확연하게 갈렸다. 현대상선은 5000억 원, 한진해운은 1000억 원대 영업손실에 그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손실이 이토록 극명하게 나뉜 이면에는 선박 운용전략의 차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K-IFRS) 기준 한진해운은 매출액 10조5894억 원, 영업손실 109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2%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78.6% 가까이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6380억 원으로 전년(8239억 원) 보다 2000억 원 정도 줄었다.

현대상선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매출액 7조7138억 원을 기록하고도 영업손실이 대폭 늘어난 5198억 원으로 치솟았다. 전년에 318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손실 증가폭은 2000억 원 정도다. 당기순손실은 9989억 원으로 5300억 원 늘었다.

이처럼 양사 모두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정반대 양상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은 매출액 증가에 맞춰 영업손실도 줄였지만 현대상선은 오히려 적자가 늘었다. 외형 자체로 보면 한진해운이 훨씬 크다. 하지만 같은 업종에서 지난 한해 공통된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은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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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손익 추이를 가른 배경으로 벌크선의 비중 차이를 지목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에 매출이 집약돼 있고, 현대상선은 벌크선 비중이 이에 비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운임지수를 고려해봤을 때 이 같은 차이는 상당한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해운의 총 매출에서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82.37%에 달하고 벌크선은 13.72%에 그친다. 기타 터미널 운용 등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이 3.92% 정도다. 반면 현대상선은 벌크선 비중이 훨씬 크다. 컨테이너선은 65.77%, 벌크선이 26.5%에 달한다. 기타 매출이 8.73%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2월 말 1160포인트로 정점을 찍으며 등락을 보여 왔던 벌크선 운임지수(Baltic Dry Index, BDI)는 6월부터 급락을 거듭했다. 10월 말 들어 상승 움직임을 보이다가 11월 이후 다시 폭락했다. 지난해 연평균 벌크선운임지수는 918포인트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08년만 해도 BDI가 1만 포인트를 넘었다는 점을 보면 엄청난 하락이다.

그나마 컨테이너선운임지수는 지난해 BDI 하락분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상하이항운교역소가 내놓는 중국발컨테이너운임(CCFI) 종합지수를 보면 지난해 3월 반년 만에 1000포인트 선을 회복했고, 7월에는 1300포인트를 넘었다. 6월 해운사들에 있었던 운임료 인상효과가 반영되면서 이후로도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등락을 거듭했지만 1000포인트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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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운임지수(BDI). 2012/2/15~2013/2/15

벌크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현대상선은 운임지수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고유가, 환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요인, 용선료 상승이라는 3중고에 BDI 운임지수마저 하락하며 벌크선 수익을 급락시켰다. 이에 비해 컨테이너선 운용이 많았던 한진해운은 보다 우호적인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운용 상선의 비중 차이가 양측의 극히 다른 손익 추이로 이어진 셈이다.

더불어 현대상선은 벌크선 운용이 장기용선계약보다 필요시 계약해 운용하는 스팟(spot)에 물려있어 부담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용선은 고정단가를 받으며 운용을 할 수 있어 운임지수하락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 현재 한진해운은 적게나마 운용중인 벌크선에서도 다수의 장기용선계약을 맺고 있다. 물론 운임지수가 급상승하더라도 이를 용선료에 반영할 수 없는 단점은 있다.

한편, 현재 BDI가 바닥(2월15일 기준 753포인트)을 찍었다는 업계의 판단에 따라 올해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선복의 공급과 수요 밸런스의 점진적 회복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상물동량이 지난해 보다 4.7% 증가할 것이란 예상도 겹쳐져 당장 상반기 실적에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BDI 변동 추이가 현대상선 실적 회복에 시그널로 볼 수 있고 현재 바닥을 찍었다고 보이기 때문에 벌크 손실이 현재보다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시장에서 경기부양책과 중국의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가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 올해 실적 역시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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