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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섬유기업 경방, 섬유사업 '추락' 작년 역대 최대 영업적자..타임스퀘어 호실적 '무색'

문병선 기자공개 2013-02-28 11:45:56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8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적 섬유기업인 경방이 섬유사업에서 뚜렷한 쇠락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매출이 줄어드는데다 영업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커졌다. 타임스퀘어 등 유통산업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보인다. 타임스퀘어 역시 수천억원대 차입금 이자를 갚느라 수익의 3분의 2를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28일 경방이 주주총회에 승인을 요청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섬유사업 부문에서 1728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299억원에 달했다.

경방의 섬유사업 부문은 국내 대표 섬유기업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 10여년간 연간 기준 이익을 본 해는 3차례에 불과하다. 2010년 깜짝 실적을 올리며 굴뚝 사업의 부활 기대감을 키웠으나 다시 고꾸라졌다. 작년 영업손실은 역대 최대규모다. 매출은 전년 대비 8%나 감소했다.

경방 섬유사업 부문 영업실적 추이

경방만의 문제는 아니다. 면방직 제조 사업이 주력인 경쟁업체의 실적도 모두 고꾸라졌다.

비슷한 규모의 동일방직은 3분기까지 영업적자가 173억원에 달한다. 전방의 경우 지난해 총 2686억원의 매출액과 3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방직, 일신방직, 태광산업 등도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100% 수입해서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원면 수입가격은 변화가 없었으나 제품 가격은 급락한 결과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 저가 제품과 경쟁도 치열하다.

경방 관계자는 "매출 단가는 떨어지는데 원가부담은 여전했고 유럽 경기 위축으로 수출이 줄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탓만은 아니다.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패션업과 연계해 탄탄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적지 않다. 제 때 사업전환을 하지 못한 전통적 면방직 기업의 실적 변동성이 크다. 경방도 비슷하다. 타임스퀘어 등 유통업으로 진출해 활로를 뚫긴 했으나 기존 섬유사업과의 연계성은 거의 없다. 유통 사업을 맡고 있는 김담 경방 부사장은 이 사업을 '부동산개발'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섬유업과 유통업의 관계가 단절돼 있다"며 "자체브랜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사업의 호실적이 섬유사업의 부진한 실적을 가려주는 역할은 했다. 경방은 지난해 타임스퀘어 및 호텔 임대 사업에서 92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3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섬유사업 부진을 임대사업으로 메운 셈이다.

하지만 임대사업 역시 타임스퀘어를 건설하기 위해 차입한 자금의 이자비용을 납입하는 데 허리가 휜다. 연간 약 250억원이 이자비용으로 나간다. 이를 포함해 경방은 지난해 섬유 및 유통사업 전체로 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존 주력사업의 부진을 신사업으로 메웠으나 신사업이 기존 주력사업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자 전체 사업 실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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