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號' 호텔신라, 야심찼던 외식사업 결국… 제빵사업 이어 외식사업 순차적 철수...수익성도 저조
신수아 기자공개 2013-03-04 18:56:41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4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탑클라우드를 동아원그룹의 피디피와인에 전격 매각하며 외식사업을 접었다. 호텔신라는 야심차게 추진했던 제빵 사업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부딪혀 매각 수순을 밟은 이후 외식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시켜왔다. 업계에서는 잔존하던 사업체들마저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예정된 수순을 밟은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가장 최근 정리 수순을 밟은 탑클라우드와 태평로 클럽도 수익성이 악화일로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의 관계자는 "태평로 클럽의 경우 삼성전자가 서초사옥으로 이동한 이후 급격히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탑클라우드의 경우도 문을 연 초기와는 다르게 최근들어 유사한 레스토랑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등 그만의 경쟁력을 잃어가며 예년만큼 선방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보나비가 인적분할을 통해 '아티제' 사업을 매각한 후 탑클라우드 코퍼레이션은 6000만 원의 순손실(2012년 12월 31일 기준)을 기록했다. 보나비를 통해 외식사업체가 일괄 운영될 당시(2011년 말 기준) 당시 순이익이 12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로 줄어든 반면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미 매각 절차가 끝난 사업체인만큼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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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호(號) 호텔신라의 외식사업의 핵심은 '보나비'였다. 호텔신라는 2010년 1월 F&B사업부를 현물출자방식으로 분할해 ㈜보나비를 설립했다. 2004년부터 이부진 사장이 야심차게 진행시켜온 '아티제'를 비롯해 탑클라우드 레스토랑, 태평로 클럽 및 프레스센터 레스토랑 위탁 운영 등을 맡아 운영해왔다. 호텔신라의 외식사업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에 입사한 초기부터 베이커리 사업 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정만큼 관리 능력과 운은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4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면 호텔신라는 아티제 사업을 대한제분에 전격 매각했다. 이어 인수 상대를 찾지 못한 중식당 ‘태평로클럽'은 지난 8일 폐업했고, 탑클라우드 매각까지 마무리함에 따라 호텔신라는 외식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2011년에는 꾸준히 고정 수입을 가져다 주던 프레스센터 사업장도 경쟁업체 한화에 넘겨주는 일이 발생했다. 프레스센터 사업장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소유하고 있으며 위탁사업자를 선정해 외식사업의 운영을 일괄 맡기는 구조다. 호텔신라는 2010년까지 매년 새롭게 계약을 갱신하며 프레스센터의 19~20층의 레스토랑 및 대관 사업을 위탁 운영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호텔신라가 위탁 운영하던 사업체는 매출의 10%를 언론재단측이, 또 다른 10%를 운영사인 호텔신라가 가져가는 구조였다"며 "즉 매출의 20%를 떼고도 수익성이 원활하게 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양호했던 사업체인 만큼 사업에 대한 의지도 있었다. 2009년에는 18층의 위탁 운영까지 맡았다.
그러나 2010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공기관으로 바뀌면서 위탁사업자 선정이 경쟁입찰 체제로 바뀌었다. 그간 매년 호텔신라와 언론재단이 수의계약 형태로 계약을 이어온 상황이었다. 경쟁입찰 체제로 바뀌자 호텔신라는 밀리고야 말았다.
당시 경쟁업체와의 입찰가격이 상당히 차이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입찰 경쟁에 참여한 한화측이 제시했던 수수료가 호텔신라측 보다 두배가량이 높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입찰 경쟁에 참여했던 보나비 측은 기존의 운영 컨셉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성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제시를 비롯해 대부분의 측면에서 경쟁업체에 밀렸다는 평가다. 현재 프레스센터의 18~20층의 라운지 운영 사업은 한화가 맡고 있다.
이 관계자는"호텔신라가 관련 정보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오랫동안 인지도를 쌓으며 수익성을 내온 사업을 졸지에 경쟁업체에 내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호텔신라가 외식사업에 대한 꿈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었다. 2011년에는 서울 공덕오거리에 ‘탑클라우드23'이라는 이름으로 2호점을 내며 재기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골목 상권 이슈 등 외식사업을 지속해나가기가 쉽지만은 않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외식사업은 실상 호텔신라 입장에서 보자면 큰 그림에서 손익에 기여하는 바는 적고 미디어나 여론의 집중도는 지나치게 높았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정부 규제의 취지에 맞춰 먼저 사업을 접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은 그나마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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