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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美 자회사 PMX 실적부진 '골머리' 지난해 235억 적자, 재무악화 이중고… 자금지원 등 부담 가중

강철 기자공개 2013-03-08 18:00:04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8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철금속 및 탄약류 제조기업 풍산이 미국 자회사 PMX Industries(이하 PMX)의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MX는 지난해 2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11년(270억원 당기순손실)에 이어 또 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모회사인 풍산(PMX 지분 100% 보유)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법인의 실적이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PMX의 주력 제품인 산업·주화용 동판(銅板) 수요의 감소와 국제가 변동에 의한 판가 하락이 실적 악화의 주요 배경이다.

풍산 관계자는 "주요 거래처인 미국 조폐국에 대한 납품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등 수요 위축 현상이 지속되면서 롤마진(roll margin)이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초 톤당 8500달러 수준이던 전기동의 국제가가 7000달러 초반까지 하락한 것도 수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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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1989년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한 PMX는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경영 안정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연간 6만4000톤의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미국 3대 신동(伸銅) 기업으로 주목 받았으나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저하로 고정비와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매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는 118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풍산의 자금 지원으로 2009년과 2010년 실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불황이 이어지면서 이내 적자로 돌아섰다. 손실이 지속되면서 자본금이 감소하고 부채비율이 800%를 상회하는 등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1990년대부터 장기적인 침체에 빠지면서 PMX가 안정적인 경영 환경과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랜 실적 부진으로 누적된 부실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심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PMX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풍산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풍산은 PMX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등 자금 지원을 진행했다. 금융위기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던 2009년과 2010년 각각 2000만 달러를 지원했고, 2011년 말 기준 약 2600억 원 상당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풍산이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장기 불황으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PMX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지속할 지는 의문"이라며 "적지 않은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디폴트에 빠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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