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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허브 부도, 코레일 신용등급 흔드나 드림허브 부도시 자본구조 악화 예상…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높아

서세미 기자공개 2013-03-13 11:12:56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3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림허브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연장을 위한 이자지급에 실패해 결국 디폴트에 처했다. 이자 미납으로 인한 대출채권 연장 불발은 기한이익 상실 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드림허브를 대신해 자산관리자인 은행이 코레일에 토지대금 반환확약 이행을 요구하고 나서게 된다.

드림허브는 대한토지신탁에서 받아야 할 손해배상청구소송 승소액 257억 원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지분 25%에 해당하는 64억 원을 받아 ABCP 이자를 낼 계획이었다. 지난 8일 코레일이 64억 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결정해 부도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대출채권 만기일인 12일 예정됐던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코레일과 대한토지신탁이 지급보증 범위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다.

드림허브의 부도사태는 코레일의 국제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칫하면 평판위험이 하락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코레일은 반환확약 이행 의무에 따라 이미 받은 토지대금을 일정에 따라 되돌려 주고 매각한 토지를 반환받아야 한다. 코레일이 토해 낸 토지대금은 ABCP 원리금 상환자금으로 사용된다. 코레일로서는 차입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현재 AAA인 코레일의 신용등급을 건드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정부와 한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사의 입장은 다르다. 정부의 지원가능성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해도 독자신용도가 깎이게 되면 최종 신용등급도 하락할 수 있다.

현재 코레일은 재무적 상황이 가장 열위한 공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독자 신용등급과 최종 신용등급 사이의 차이가 커 독자 등급이 하락할 경우 최종 등급 하락의 가능성이 다른 공사에 비해 높은 셈이다.

◇ 코레일, 독자신용도 b급으로 떨어지면 최종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높아

코레일은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1, A+ 글로벌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현재 S&P는 모든 비금융공사를 A+로 평가하고 있으며 무디스의 경우 한국지역난방공사(A2)와 한국철도시설공단(Aa3)을 제외한 비금융 공사들을 A1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금융 공사들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같은 이유는 정부의 높은 지원가능성 덕분이다. 자체적인 상환능력은 다르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어차피 정부가 막아줄테니 최종 신용등급은 같게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하는 데도 정도가 있다. 자체적인 상환능력이 너무 떨어지면(독자신용등급이 최종 등급에 비해 너무 낮으면) 최종 신용등급도 하락할 수 있다. 코레일이 그런 위험에 처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코레일의 경우 무디스와 S&P로부터 Ba3, bb- 독자신용도를 받고 있어 최종 신용등급과 독자신용도 간의 차이가 8 노치로 크게 벌어져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인내할 수 있는 가장 큰 폭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코레일이 이미 약화된 재무 안정성으로 낮은 독자신용도를 받고 있어 추가적인 재무 악화가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정부 지원가능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처럼 법적인 지원 보장을 받지 않는 이상 8~9 이상의 노칭업(notching-up)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의 독자신용도가 b급으로 하향될 경우 최종 신용등급 유지가 쉽지 않아 보인다. S&P는 지난 1월 평가보고서에서 독자신용도가 b 수준으로 악화되거나 코레일의 정책적 역할, 정부와의 연관성이 약화되면 코레일 신용등급을 하향할 것이라 경고했다.

◇ 코레일 재무 건전성 b급 수준에도 못미쳐

무디스의 평가방법론상 코레일의 신용등급은 Ba1이다. 그런데도 독자신용도(BCA)는 방법론상 등급보다 2노치 낮은 Ba3로 평가했다. 방법론상 독점적 시장지위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매우 약한(very weak)' 재무지표가 우려되서다. 무디스는 "지속적인 영업 손실과 1배에도 못미치는 이자비용 대비 영업현금흐름 등 코레일의 약화된 재무지표가 독자신용도에 반영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코레일은 무디스의 재무 건전성 평가항목인 차입금 대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와 순차입금 대비 보유현금흐름(Retained Cash Flow)에서 B, 영업현금흐름(Funds From Operaions) 커버리지 등에서 Caa를 받았다. 그 외 열위한 수익성 탓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EBITDA마진, 자산 대비 EBITDA 등 항목도 최저 등급인 Caa 수준이다.

S&P는 지난 1월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코레일의 높은 재무 리스크 수준은 용산개발사업과 관련해 늘어난 재무부담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S&P는 "코레일이 용산개발사업에 사용될 토지 구획을 매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발비용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코레일은 4조 1600억 원을 들여 렌드마크 빌딩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용산개발사업 관련 토지매각대금 회수기간을 2012년~2014년에서 2015년 이후로 연장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레일이 랜드마크빌딩을 되팔 수 있는 가능성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S&P는 대규모 영업손실과 약화된 현금흐름을 고려했을 때 코레일의 차입금 차환과 자본지출은 주로 회사채 발행과 정부 지원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 따라서 랜드마크빌딩에 대한 투자와 토지대금 회수 지연으로 인한 차입부담 증가는 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S&P는 차입금 증가로 2013년, 2014년 코레일의 총자본금 대비 차입금 비율이 6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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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림허브 부도나면 현금흐름·자본구조 악화 예상

드림허브의 부도는 이미 예상되고 있는 재무 악화 리스크를 더 높인다. 드림허브가 발행한 ABCP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상환부담이 모두 신용보강을 제공한 코레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모든 드림허브 유동화증권에 대해 토지매매대금 반환의무를 갖고 있다. 만약 드림허브가 만기도래일까지 ABCP를 상환하지 못하면 코레일은 대상토지 소유권 이전을 신청한 후 토지매매대금을 ABCP에 돌려줘야 한다.

코레일은 용산개발사업이 무산되더라도 토지대금을 돌려준 후 소유권을 확보한 토지의 자산재평가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손충당금 반영과 토지재평가, 양도세 환수 등을 고려했을 때 드림허브 부도 후에도 부채비율이 공사채 발행 한도인 자본 대비 20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대상 토지 소유권이 이전되지 못하더라도 토지매매대금에 상응하는 금액을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토지재평가를 하기도 전에 은행 차입을 통해 ABCP에 토지반환대금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 3월 12일 현재 2014년 상반기까지 만기도래하는 ABS·ABCP는 총 2조 4167억 원이다. 코레일이 드림허브로부터 받은 토지대금(분납이자 포함) 2조 9271억 원에 조금 못미치는 금액이다.

게다가 드림허브 사업이 무산되면 코레일은 용산사업 부지 처분이익을 전부 자본계정에서 들어내야 한다. 2011년 말 기준 무려 6조 80001억 원 상당의 금액이다.

소유권 이전이 지연되면 부채는 증가하고 자본은 줄어들어 재무건전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 특히 현재 A급으로 평가 받는 자본금 대비 차입금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토지매각대금 반환은 당장의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며 자본으로 잡혀있던 토지 처분이익이 계정에서 사라지면서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본 구조와 현금흐름 모두 글로벌 평가사들이 재무지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는 "드림허브 부도 후 용산개발사업을 재추진했을 때 차입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드림허브에 투자했던 민간 투자자들이 자본금 되찾기 위해 소송을 할 경우에는 재무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 관계자는 "S&P는 기존 재무지표 뿐 아니라 미래 재무지표를 반영한 기본 시나리오(base scenario)를 토대로 신용평가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무지표 악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벤트 발행으로 인한 재무적 영향력을 미리 신용등급에 반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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