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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셜엠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사활' 스마트폰 대응 실패 경험으로 발빠른 설비투자...자금, 대부분 외부 조달

권일운 기자공개 2013-04-11 17:40:15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1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루셜엠스가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에 발맞춰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다.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시장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며 암흑기를 겪은 경험에서 비롯된 결단이다.

증설 자금의 상당 부분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조달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의 1차 벤더라는 점은 크루셜엠스의 매력도를 높였다. 하지만 '100% 삼성향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 스마트폰 대응 위해 2년 동안 237억 원 조달

크루셜엠스는 지난 3월12일 스마트폰용 케이스 생산 설비 확충에 57억 6865만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크루셜엠스는 이에 앞선 지난해 12월에도 67억4465만 원 규모의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두 건의 투자 금액을 합하면 자기자본(3월 12일 기준) 대비 38.6%에 달한다.

이처럼 발빠른 설비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과거의 뼈아픈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크루셜엠스의 전신인 참테크글로벌은 삼성전자에 휴대전화 케이스를 납품하는 1차 벤더(Vendor)로 한때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액을 냈다. 하지만 피쳐폰에만 주력하다가 스마트폰에 대응하지 못한 탓에 매출이 반토막 나며 적자 기업으로 전락했다.

참테크글로벌은 결국 인수합병(M&A) 매물로 등장했고 휴대폰용 광학입력장치(OTP) 업체인 크루셜텍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44억 원에 참테크글로벌 지분 38.3%와 경영권을 인수한 크루셜텍은 사명을 크루셜엠스로 변경하고 스마트폰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용 케이스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피쳐폰용 케이스 제조 설비로 생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납품처를 확보하더라도 늘어나는 물량에 발맞춰 꾸준히 생산능력(Capacity)을 늘려야 했다. 결국 신형 설비 도입이 절실했지만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 사정상 내부 자금으로 투자를 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크루셜엠스는 상당 부분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키로 했다. 지난해 1월 신한캐피탈을 대상으로 30억 원 어치의 BW를 발행한 데 이어 6월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57억 원을 조달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시너지파트너스에게 50억 원 규모의 BW를 발행하고 최대주주인 크루셜텍도 50억 원을 투자했다. 올 4월 5일에는 인터베스트를 대상으로 50억 원을 유상증자했다.

크루셜엠스

◇ 100% 삼성향 후발주자 '리스크'

2012년 실적까지만 놓고 보면 크루셜엠스는 상당한 수준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2011년 419억 4900만 원이던 매출액은 1446억4200만 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23억8500만 원 적자에서 38억5000만 원으로 흑자전환했다(이상 연결 기준).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돼 있다. 크루셜엠스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신제품 출시까지 예정돼 있어 물량이 늘어나고 매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생산 설비는 부지 여력이 있는 대구에 주로 투입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호황이 계속되는 이상 크루셜엠스의 실적 또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대세론이다. 특히 갤럭시 S4등 신제품 출시가 임박했고 모바일 기기 제품군이 태블릿PC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케이스 제조 업계 전반의 호재다.

하지만 크루셜엠스가 참테크글로벌 시절부터 오직 삼성전자와 거래하고 있다는 점은 '양 날의 칼'이 될 수 있다. 고객사의 벤더 관리 정책에 따라 물량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크루셜엠스도 2009~2010년의 경험을 통해 이를 깨닫고 있다.

특히 경쟁업체들보다 설비투자 착수 시기가 늦었다는 점은 크루셜엠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도록 하는 요인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직후 높은 가격에 물량을 납품해 축적한 이익으로 단가 인하 압박에 버티는 것이 벤더들의 생존전략"이라며 "후발 주자인 크루셜엠스의 실적은 가격 협상에서 얼마나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지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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