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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잃던 'G마켓+옥션' 매출급증의 비밀은 수수료 인상에 광고선전비 등 공세..'1위사업자 독과점 고착화' 지적

문병선 기자공개 2013-04-18 09:20:27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8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에 밀려 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는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의 매출이 지난해 급증했다. 반면 총거래액 기준 옥션을 제친 11번가는 점유율은 늘어났는 데 매출은 급감했다. 비례해야 할 수치가 상식밖 비대칭적으로 나타났다. 독과점 고착화 등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17일 오픈마켓 주요 업체의 지난해 실적을 종합한 결과 이베이코리아는 작년 6280억원의 매출액(수수료 기준 매출)을 기록해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전년(4441억원) 대비 41% 급증이다. 11번가(법인명 커머스플래닛)는 작년 525억원의 영업수익(수수료 기준 매출)을 기록해 전년(750억원) 대비 매출액이 30%(225억원) 급감했다.

오픈마켓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이들의 작년 실적은 시장의 예상과 거리가 있다. 온라인쇼핑업계 자체 분석 자료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 4조6000억원의 총거래액을 기록했고 오픈마켓 시장의 30.8%를 점유했다. 29%대를 기록한 옥션을 앞섰고 39%를 점유한 G마켓을 추격하는 고무적인 성적으로 알려졌다. 예상대로라면 점유율을 잠식당한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소폭이나마 줄어야 하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오픈마켓 주요 사업자 매출 비교

◇시장 잠식당한 이베이코리아 매출 되레 급증..물량 공세

연도별 추이를 보면 지난해의 비대칭적 추세는 좀 더 확연해 진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을 인수한 2009년 이후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11번가에 내줬다. 매출액은 결과적으로 주춤했다. 반면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가 주춤한 사이 2011년까지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매출액 역시 거의 두배 가까이 키웠다. 하지만 2012년부터 이런 상관관계에 미스매칭이 나타났다. 점유를 더 늘린 11번가의 매출은 2009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시장을 내주던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은 점유율과 반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과 엇갈리게 나온 이런 통계 수치가 맞는지, 우선 수치의 신뢰도에 의심을 보내는 시각이 존재한다. 오픈마켓 업체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측은 11번가의 매출액 및 총거래액(점유율) 집계에 의문을 보이는 편이고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의 불투명성 이야기를 하는 편"이라며 "오픈마켓 시장의 실거래 내역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 생기는 오해들"이라고 꼬집는다.

또 매출액과 시장점유율은 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매출액은 수수료 기반 매출액이다. 판매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점유율이 낮아지더라도 매출액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시장을 알고 보면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설명이다.

2007~2011 오픈마켓 시장점유율 추이

다만 지난해 두 업체의 실적과 점유율간 이질감은 지나치다는 점에서 시장 내부에 존재하는 불균형이 드러나고 있고, 이는 오픈마켓 시장의 변화를 암시해주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어 관심이 쏠린다.

먼저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이 급증한 이유가 중요하다. 급증한 첫째 이유로는 판매 수수료 인상이 꼽힌다. 이는 점유율을 뺏기고도 매출을 늘린 결정적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4월 이베이옥션의 G마켓 인수를 승인하면서 △향후 3년간 판매수수료율 인상 금지 △등록수수료·서비스(광고) 수수료 단가 인상 제한(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제한 기한이 2012년 상반기 끝나자 이베이코리아는 판매 수수료를 기다렸다는 듯 올렸다. 전자상거래 업체 한 관계자는 "판매 수수료 인상이 매출액 증가로 연결됐다"며 "공정위 제한조치가 풀리자 마자 올려 말들이 많았던 사안"이라고 했다.

물량공세도 빼 놓을 수 없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는 광고선전비로만 1547억원을 쏟아부었다. 2011년(942억원)보다 64%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11번가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5억원에 그쳤다. 이베이코리아의 핵심 판매자(셀러) 입장에서는 집객 유인이 커지자 G마켓과 옥션을 떠날 이유가 없었을 수 있다. 하지만 광고선전비 증액은 셀러의 부담으로 연결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한 셀러는 "비용의 일부를 셀러에게 부담한게 선전비 증액과 매출 증가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과점 지위 고착화 지적..11번가는 점유율 늘리고도 매출 급감

이에 대해 업계 다른 관계자는 "독과점적 지위를 충분히 향유하는 것"이라며 "물량 공세를 펴면 당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는 "독과점 지위는 고착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사실이라면 공정위 및 시장 일각의 우려대로 이베이코리아의 독과점 지위는 강화되고 결과적으로 경쟁제한 가능성은 심화되고 있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의 폐해가 미치는 범위가 국지적이고, 중장기적으로 시장 내부에서 해소될 수 있어 행태적 조치만을 부과한다"며 인수 및 합병을 승인했다. 외부로 드러나는 점유율에는 변화가 있어 우려를 씻었지만 시장 내부의 알고리즘은 이베이코리아의 독과점 지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렬돼 왔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와 달리 11번가의 점유율은 지난 5년여동안 폭풍 성장했으나 매출은 성장속도와 비례하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 30% 급감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1위 사업자의 문턱을 2위 사업자가 넘어서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다. 충성도 높은 셀러의 유인에 실패했다는 점은 11번가로서는 아픈 대목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수수료 기반 매출액보다 영업수지가 안정화된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점유율은 늘렸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을 G마켓이나 옥션으로부터 흡수하지 못한 이유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측의 방어가 크게 작용했다고 업계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거의 모든 비용 항목의 규모가 지난해 급증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시장을 더 이상 내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단 한번 기업결합 심사를 종료했고 당시 조치들을 부과했기 때문에 그 기간이 종료되면 행태적으로 불공정거래 행위가 없는지에 대해서만 보게 된다"며 "오픈마켓 시장 구조에 대해서 경제분석을 해 시장상황이 어떻게 됐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는 있겠지만 아직 그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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