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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철도 매출, 상장심사 변수되나 사업부문별 실적 변동성 큰편 지적

한형주 기자공개 2013-04-22 15:10:06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2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기업공개(IPO) 기업 중 상장 규모가 가장 큰 현대로템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현대오일뱅크, SK루브리컨츠, 현대로지스틱스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실적 악화로 줄줄이 지연되면서 현대로템의 상장 적격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현재 현대로템의 2012 회계연도 결산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템은 지난 11일 거래소에 상장예심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사업내용, 지분관계, 영업실적 등만 제시하고 공모 예상액은 공란으로 남겼다. 재무적 투자자(FI)인 모간스탠리 PE의 구주매출 비중이 확정되지 않아서다.

희망공모가가 없어도 심사 자체에 문제될 것은 없다. 예심 과정에서 거래소는 발행사의 실적 추이와 업항 등만 점검하고 밸류에이션과 관련된 부분은 대개 주관사 판단에 맡긴다. 현대로템과 주관사단(KDB대우증권·BofA 메릴린치 등)은 거래소 심사 결과가 나오는 6월 중순 전까지만 예상 공모 규모와 주당 공모가를 추가로 제시하면 된다. 따라서 현재로선 로템의 실적과 업황이 예심 통과의 주 변수다.

수익성지표

거래소는 기본적으로 현대로템의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올해 상장 적격 여부를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K-IFRS(국제회계기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로템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677억 원, 당기순이익은 784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3%, 11% 증가했다. 연결 기준 실적 개선폭은 더 크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2.5%, 순이익은 45% 늘어난 3조1166억 원, 99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전체 실적은 개선세를 나타냈지만 사업 부문별 실적 추이는 변동성이 컸다. 가령 회사의 주력 사업인 철도 부문의 지난해 실적은 오히려 전년보다 꺾였다. 2011년 1조8810억 원에 달하던 매출(연결)은 지난해 1조6069억 원으로 14.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80%나 줄어든 165억 원에 그쳤다. 해외 전동차 수주가 급감한 탓이다. 이 때문에 2011년 67.9%에 달하던 철도 부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51.5%로 큰 폭 축소됐다.

철도 사업 부진을 만회한 건 플랜트 부문이었다. 제철·프레스·환경·운반설비 등을 주로 생산하는 플랜트 사업 매출은 2011년 5435억 원에서 1년 만에 1조2427억 원으로 128% 넘게 뛰어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추이도 417억 원에서 1392억 원으로 증가폭이 233%를 기록했다. 덕분에 2011~2012년 매출 비중도 19.6%에서 39.9%까지 확대, 철도 부문과의 차이를 약 10%포인트까지 좁혔다.

사업별 재무정보

제철설비의 경우 현대제철의 당진 공장 정상화 및 1, 2기 고로사업 등을 수행 중이며 자동차설비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포드, GM, 르노, 닛산 등의 해외 공장 자동차 생산설비를 납품하고 있다. 환경설비는 동남아·중동지역의 수처리 플랜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로템 측은 "매출 비중으로는 철도 부문에 못 미치지만 플랜트 사업에서도 원가·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해외 턴키 수주를 꾸준히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사업 분야인 중기부문 매출은 3546억 원으로 전년(3616억 원)보다 소폭 줄었고, 영업이익은 44억 원가량으로 전년도 14억 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현대로템의 전체 매출에서 중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 정도로 전년(13.1%)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즉 로템의 지난해 실적 개선은 전적으로 플랜트 사업이 이끌어 냈다.


올해 실적은 철도 부문이 다시 주도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로템은 최근 해외 시장에서 잇단 수주에 성공했다. 얼마 전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가 발주한 1조 원 규모의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17년까지 델리 메트로 신규 노선에 투입될 전동차 636량을 납품하는 프로젝트로, 인도가 지금껏 발주한 단일 물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사업별 매출비중

앞서 로템은 지난해 말 홍콩과 이집트에서도 9200억 원 규모의 전동차를 수주했다. 지난해 12월 이집트 터널청과 3800억 원 규모의 카이로 지하철 1호선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달 26일 홍콩지하철공사(MTRC)와도 5400억 원 규모의 전동차 공급 계약을 맺었다. 로템 관계자는 "홍콩과 이집트 등에서의 수주 물량이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몰리기 시작했다"며 "올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이처럼 해외 수주가 실적을 좌우하는 철도 부문에서 로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낮은 점이 매출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로템의 국내 철도차량 시장 점유율은 수주 금액 기준 90% 정도로 경쟁자가 없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선 중국 대표 기업인 CSR(중국 남차집단)과 CNR(중국 북차집단), 유럽의 봄바르디에, 알스톰, 지멘스 등 상위 5사가 점유율 절반을 점하고 있다. 로템의 점유율은 2~3%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대로템은 사업 부문별 매출 추이가 급변하게 된 배경과 향후 전망 등도 거래소에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실적을 중심으로 심사한다 해도 거래소 입장에서 발행기업의 계속성 여부는 중요한 평가 잣대다.

거래소 관계자는 "질적심사 항목은 기업 매출 및 이익의 연속성 여부를 파악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며 "로템의 경우 지난해 전체 실적이 개선된 것은 맞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사업별 매출 변동성이 큰 부분과 앞으로의 비전 등도 함께 체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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