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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대구은행, 한국물 한달 공백 깼다 북핵 이슈 뚫고 처녀 발행 성공…이니셜보다 20bp낮게 3억불 발행

한희연 기자공개 2013-04-23 00:13:38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3일 0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BBB+)이 22일 해외채권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북한 관련 리스크로 한달가량 꽁꽁 얼어있던 한국물 시장을 신예 이슈어가 시원하게 뚫었다.

첫 발행임에도 불구하고 금리 면에서도 신규 발행사에게 적용되는 프리미엄(NIP; new issuer premium)을 요구받지 않았다. 정부채나 준정부채도 아니고 투자자에게 익숙한 발행사도 아닌 지방은행의 데뷔작이라고 믿기 어려운 쾌거라는 게 발행과정을 지켜본 시장참여자들의 평가다.

◇ 이니셜 가이던스보다 20bp 낮춰…북 오픈 두시간만에 10억불 쌓여

과감한, 아니 무모했다고 하는 게 더 적합한 전격적인 발행 강행이었다. 많은 한국물 시장의 참여자들은 한달 동안 닫힌 시장의 문을 대구은행이 열어 젖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유로화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이 길을 터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22일 오전 11시경 최초의 해외채권 발행을 공식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에 돌입했다. 그리고 약 23시간이 경과한 오후 10시경 5년 만기 유로본드(RegS) 3억 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수익률(T)+155bp'로 결정됐다. 쿠폰금리는 2.25%이며, 일드수익률은 2.253%다.

대구은행은 최초 희망금리(innitial guidance)를 'T+175bp'로 제시했다. 이후 오후 7시경 가이던스는 'T+155~160bp'로 한차례 수정됐고 이니셜 가이던스 보다 20bp 금리를 낮춘 'T+155bp'에 최종 발행 가격이 결정됐.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20bp나 금리를 낮춘 것은 올해 초 하나은행 글로벌본드 이후 처음이다.

프라이싱 초반, 이니셜 가이던스가 투자자에게 우호적으로 나갔다는 평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문 북(book)이 넘칠 정도로 쌓이면서 최종 발행금리는 큰 폭으로 낮춰졌다.

프라이싱 초반부터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 북을 오픈한지 2시간만에 10억 달러 가량의 주문이 몰려들었다. 최종 오더 북은 20억 달러로 발행금액의 7배 가까이 쌓였다. 오랜만의 한국물 발행이기도 하거니와, 재무 측면에서 국내은행 중 건실한 편에 속하는 대구은행에 투자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지역별로 투자자는 아시아 85%, 유럽 15%의 비중을 보였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사가 70%, 은행이 16%, 보험사와 공공기관이 7%, PB가 7%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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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돌한 데뷔 이슈어, 북한 이슈로 막힌 한국물 시장을 뚫다

그간 북한 관련 리스크로 확대된 한국물 스프레드는 최근 다소 좁혀 지고 있는 상황. 이날 유통시장에서도 한국수출입은행 채권의 경우 3bp 가량 추가 스프레드 축소를 보였다고 알려졌다.

이런 우호적인 발행시장 상황을 상대적으로 대구은행은 잘 포착했다. 지난 3월말 프라이싱된 외환은행(A-)의 5년만기 유로본드(RegS)는 이날 'T+140bp'에 거래되고 있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등급 차이 등을 고려하면, 이번 대구은행의 발행금리인 'T+155bp' 수준은 신규 발행시 부여되는 뉴이슈프리이엄(NIP) 없이 발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발 리스크로 거의 한달 가량 한국물 발행 시장이 꽁꽁 닫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구은행 딜은 더욱 의미가 있다.

북한 관련 이슈가 잠잠해진 뒤에도 높아진 스프레드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채권 발행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한동안 딜을 추진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뒤숭숭한 시장 상황에서 첫 타자로 금리 수준을 평가받기에 모두가 주저하는 상황, 사실 이날 대구은행이 프라이싱을 감행할지도 시장 참가자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대구은행은 몇 주 더 미룬다고 상황에 크게 진전되거나 나빠질 것 같지 않다고 판단, 이날 아침 결단을 내렸다. 북한 우려로 한달간 제동이 걸렸던 한국물 발행시장은 '당돌한(?)' 데뷔어 덕에 숨통이 틔인 셈이다. 사실 해외채권 발행에 처음 나서는 데뷔 이슈어가 나온 것도 2011년 11월 두산인프라코어 이후 2년만이다.

대구은행은 연초 크레디아그리콜, 도이치증권, HSBC를 주관사로 선정, 해외채권 데뷔 발행을 준비해 왔다. 이달 8일에는 싱가폴, 홍콩, 런던 등지로 넌딜로드쇼(NDR)을 다녀왔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대구은행이 발행할 채권에 'BBB+(안정적)'등급을 부여했다. 무디스도 해당 채권에 'A2(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이번 채권의 납입일은 오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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