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텔 M&A에 삼성전자가 변수되나 휴대폰 부품 자체생산 강화‥피앤텔 확보물량 줄어들 가능성도
이재영 기자/ 이동훈 기자공개 2013-05-10 08:00:00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0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품 조달 전략이 자체 생산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삼성전자 협력사이자 현재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피앤텔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피앤텔은 최근 헤지펀드 운용사 마운트캘렛캐피탈(이하 마운트캘렛)과 총 47.26%의 지분 및 경영권에 대해 1000억 원 내외의 금액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고객이었던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급감하며 경영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회사는 2010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마운트캘렛의 통 큰 베팅으로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는 듯 했다. 휴대폰 케이스 제조 산업에서 피앤텔의 생산 능력 및 중국과 베트남 공장의 가능성을 높게 본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안정된 휴대폰 부품 수급을 위해 자체 생산 확대를 공식화하자, 삼성전자 납품 확대를 무기로 회사 매각을 진행하던 피앤텔의 매력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폰 케이스, 터치스크린패널(TSP), 카메라 모듈 등 휴대폰 부품의 일부 물량에 대해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휴대폰 생산량 대비 협력사의 부품 공급이 원활치 못하기 때문. 지난해 3억 대 수준이었던 휴대폰 판매량을 5억 대까지 확대할 목표인 삼성전자로서는 원활한 부품 수급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자체 생산을 통해 부품 수급 안정성 확보는 물론, 스마트폰 핵심부품들의 기술집약도가 높아지면서 부품의 품질과 다양성도 함께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부품 자체 조달 비중은 전체 물량의 10% 이하 수준으로, 휴대폰 부품 업계가 크게 걱정할 물량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비용절감, 기술안정성 등의 이유로 삼성의 내재화 전략이 확대될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이러한 전략이 외부 발주 물량 감소 및 협력사들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피앤텔의 삼성전자 납품 물량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오히려 피앤텔에는 기회라는 시각도 함께한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는 "사실 마운트캘렛의 통 큰 베팅 뒤에는 삼성전자와의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며 "삼성전자로부터 휴대폰 케이스 관련 물량 주문을 이미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갤럭시S4 케이스에 멀티증착 기술을 적용하면서 휴대폰 케이스 업계의 옥석가리기에 나서고 있어, 삼성과 마운트캘렛의 사전교감설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마운트캘렛은 피앤텔 인수 후 턴어라운드 및 기술개발을 통해 갤럭시S5 부터는 피앤텔의 케이스를 납품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삼성전자와의 교감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졌는 지도 관심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인 마운트캘렛은 결국 투자금 회수를 위해 피앤텔을 재매각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에 피앤텔을 매각하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국내 첫 투자였던 사파이어테크가 안갯 속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피앤텔 인수를 진행하는 마운트캘렛의 입장으로서 좀 더 다양한 안전장치를 구상해 접근했을 것이고,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의 교감이 엑시트 플랜까지 이어져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품 자체 생산 확대는 결국 피앤텔에 득이되는 것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품 자체 생산 확대가 결국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마운트캘렛의 피앤텔 인수가 성공한다면 회사의 발빠른 턴어라운드는 물론, 멀티증착 케이스 관련 기술적 비교우위를 위한 연구개발에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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