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5월 13일 1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웅진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인수합병(M&A) 및 화학업계 전문가들은 LG화학이 웅진케미칼의 화섬사업 보다는 필터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인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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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이번 인수전에 큰 의지를 갖지 않고, '스터디' 차원에서 나선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LG생활건강과 LG상사 외에는 좀처럼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LG그룹의 기업문화를 고려하면, 자문 진용까지 제대로 갖추고 나선 LG화학의 인수전 참여 목적을 '단순 검토 차원'으로 평가절하 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LG화학은 웅진케미칼 인수를 위해 삼일PwC와 법무법인 광장을 각각 금융자문사와 법률자문사로 일찌감치 선정했다.
화학업계 전문가들이 LG화학의 이번 인수전 참여 목적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웅진케미칼이 영위하고 있는 화섬사업이 주목적이란 분석과 필터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포커스를 맞췄을 것이란 관측이 그것이다.
전자는 LG화학이 웅진케미칼을 인수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화섬 원재료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시너지를 내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웅진케미칼의 주력 사업은 폴리에스터 섬유 생산이다. 매출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폴리에스터의 원재료는 TPA와 MEG인데 LG화학은 이 중 MEG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MEG 시장은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롯데케미칼이 압도적으로 높다. 생산능력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이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LG화학이 이런 시장 상황을 반등시키려 웅진케미칼 인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K증권 화학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이 웅진케미칼을 인수한다면 MEG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며 "더불어 섬유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 상당수는 LG화학이 웅진케미칼의 화섬사업보다는 필터사업을 눈여겨보고 인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화섬사업보다는 수익성과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 필터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인수전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웅진케미칼 필터사업의 수익성이 화섬사업보다 몇 배나 좋고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LG화학이 웅진케미칼을 노린다면 필터사업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케미칼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섬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3.6%에 불과하나, 필터사업은 12.6%로 3~4배가량 높다. 2011년에는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LG화학이 웅진케미칼을 인수하면 LG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며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처리사업과 웅진케미칼의 필터사업을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LG그룹 차원에서 웅진케미칼 인수를 결정하고 LG화학이 그룹을 대표해 전면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그룹 차원의 결정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LG화학이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 중인 2차전지 사업을 위해 웅진케미칼의 필터사업에 관심을 갖고 인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리튬이온 전지의 양극활 물질과 음극활 물질 사이에 '분리막'이 들어가는 데, 이를 제조하는 기술이 필터 제조기술과 유사하다는 것을 근거로 한 주장이다.
H증권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이 조만간 분리막을 자체 생산해 2차전지에 사용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웅진케미칼의 필터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일 수 있다"며 "분리막이 리튬이온만을 선별적으로 통과시키는 일종의 필터이기 때문에 웅진케미칼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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