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워크아웃, 군공 발목에 좌초되나 채권단 "군공도 채권상환유예 동참해야"…군공 "권리포기 명분 없어"
김영수 기자공개 2013-06-13 09:25:53
이 기사는 2013년 06월 12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여부를 놓고 금융당국까지 나서 채권단을 설득하고 있지만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추가 자금지원 리스크를 안고 있는 주요 채권금융회사가 비협약채권자인 군인공제회가 워크아웃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자금지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공은 내부 규정상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지난 달 16일 채권단에 서면 결의를 요청한 부의안건(출자전환 1070억 원, 신규 자금 4450억 원 지원 등)이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서는 채권단의 75%(주채권 의결권 비율) 이상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현재 의결권 비중이 16%인 제2금융권은 동일인여신한도 초과 문제 등으로 부동의 표시를 한 가운데 우리 하나 수출입은행 등은 동의 의사를 밝혔다.
서울보증보험은 채권단 전원 동의시 동참하겠다는 의미의 조건부동의를 했으며 산업은행은 시중은행이 전원 동의할 경우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 국민은행은 현재 막판 조율 중이며 이날 또는 내일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산은 신한 국민은행 등은 워크아웃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군공의 워크아웃 미동참을 꼽고 있다. 추가 자금지원 리스크는 채권단 전원이 고통을 분담하는 만큼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지만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동안 군공이 채권회수에 나설 경우 경영정상화가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단은 비협약채권자인 군공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상은 아니지만 워크아웃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채권 회수 기한을 늦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공은 남양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중 11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은 모든 채무가 일정 기간 동안 동결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이에 비협약채권자, 상거래채권자 등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채권상환 유예에 동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군공은 채권회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군공이 채권회수에 나선다면, 채권단의 지원자금이 군공의 빚을 갚는데 사용될 수 있다"며 "군공의 채권상환 유예가 문서화되지 않으면 채권단 전원 동의를 낙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공은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협약채권자인데다 회사의 회생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채권 회수 기한 연장에 동의하는 것은 배임 문제 뿐만 아니라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판단에서다.
군공 관계자는 "비협약채권자인 우리(군공)가 먼저 채권단에 채권회수와 관련된 조정안을 제의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현재로선 이사회를 설득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크아웃의 기본 취지를 강조하고 있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군공에게 일부 채권을 상환해주거나 남은 채권에 대해 이자감면을 해 주는 조정안을 선뜻 제시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사티해결에 나선 금융당국으로서도 군공을 설득할 명분이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실제로 군공 이사장은 국방부 장관의 추천에 의해 선임되는 등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 대상이 아니다. 금융당국이 비협약채권자인 군공에게 워크아웃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군공 문제와 달리 캠코가 보유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의 출자전환에 대해서는 채권단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당초 700억 원의 ABCP을 30년 만기 전환사채(CB)로 전환하는 방안을 캠코 측에 제시했다. 이에 캠코는 공사법상 내부자산으로 잡혀 있는 ABCP를 출자전환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캠코 관계자는 "우이동 PF 사업장을 담보로 한 ABCP는 쌍용건설 B/S에 명시된 자산으로, 구조조정기업의 자산을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정된 공사법(26조)에 의해 인수한 것"이라며 "따라서 쌍용건설의 자산으로 볼 수 없는 CB로의 출자전환은 공사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B/S상 ABCP는 담보가 있는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CB는 부채로 인식된다.
그는 이어 "우리은행의 부의안건에 따르면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PF 관련 대출 채권은 오는 2016년까지 유예하도록 돼 있다"며 "캠코 역시 이를 적용받아 원칙적으로는 2016년 이내에 채권회수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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