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법정관리, 쌍용건설에 불똥튀나 우리銀 "동의서 보내달라" 최후통첩…채권단 '묵묵무답'
길진홍 기자공개 2013-06-10 09:59:32
이 기사는 2013년 06월 07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팬오션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채권단 지원이 표류 중인 쌍용건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건설업계는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인수 불가 결정을 내리고 지원을 포기하자 쌍용건설 구조조정으로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감독당국의 권고에도 채권단 지원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쌍용건설도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것이란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채권단에 쌍용건설 신규자금 지원여부를 이날까지 알려달라고 통지했다. 워크아웃 이행약정(MOU) 체결 지연으로 계약 직전 해외 대형 공사 수주가 무산되는 등 더는 정상적인 기업운용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은 7일까지 채권단 자금 지원 동의서를 접수해 결과를 다음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쌍용건설 자금 지원 결의에 관한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주채권은행의 독촉에도 불구 부채권은행들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7일 오후 3시 현재 동의 여부를 알려온 채권은행은 단 한 곳도 없다.
산업 신한 국민 등의 주요 채권은행들은 의사결정이 보류됐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다음주 쌍용건설 지원 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신협의회가 열릴 지 불투명하다.
사정이 이렇자 쌍용건설 법정관리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STX팬오션 인수를 포기한 산업은행의 경우 쌍용건설 지원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쌍용건설 무담보채권이 10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무담보채권 출자전환에 신규자금 분담금을 더하면 우리은행보다 출혈이 크다. 신규자금을 지원해도 비협약채권자인 군인공제회 등의 자금을 회수해가면 남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수차례 쌍용건설 자금 지원을 위한 여신협의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산업은행이 끝내 쌍용건설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른 부채권은행들도 부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감독당국의 약발도 먹히지 않고 있는 것도 쌍용건설 회생의 걸림돌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1일 부채권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쌍용건설 지원을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부행장들은 면책특권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건설 지원으로 향후 손실이 나더라도 문제를 삼지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를 부채권은행들이 사실상 쌍용건설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STX팬오션에 대해 당국에 면책특권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수를 포기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은행들 실적부진에 민영화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감독당국의 중재도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라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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