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케미칼 기업가치, 실적과 주가가 변수 밸류에이션 점검① 높은 주가, 인수후보들에 큰 부담
정호창 기자공개 2013-07-03 11:04:04
이 기사는 2013년 06월 27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케미칼 인수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들이 베팅할 웅진케미칼의 기업가치와 매각가로 옮겨가고 있다. 인수후보들이 각기 독자적인 셈법으로 기업가치 산정에 돌입한 가운데 '주가'와 '실적'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웅진케미칼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법인이다. 따라서 밸류에이션 작업이 비상장기업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 시가총액에 순차입금을 더하면 기업가치(EV, Enterprise Value)를 산정할 수 있다.
문제는 현 주가가 웅진케미칼의 기업가치를 적절히 나타내고 있느냐다. 상장기업의 M&A는 '주가'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수후보가 산정한 기업가치는 정해져 있는데, 주가는 시황에 따라 요동치기 때문이다. 파는 쪽에선 매각 당시의 주가를 거래가격 산정 기준의 하나로 보는 경우가 많다. 시장가 이하로 팔 경우 헐값 매각 시비가 생길 수 있고, 최소한 시장가 이상으로는 팔아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았다는 명분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는 쪽에선 '주가'를 준거로 삼는 것이 여러모로 불편하다. 주가(시가총액)와 기업가치의 괴리가 큰 경우가 많고, 특히 M&A가 진행되는 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주가에 따라 기업가치를 산정한다면 턱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양 측의 이런 입장 차이 때문에 상장기업 M&A는 오히려 비상장기업에 비해 더 어렵다는 평가를 듣는다. 지난해 말 불발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도 기업가치에 비해 높은 주가가 걸림돌로 작용한 케이스다.
웅진케미칼도 사정이 비슷하다. 웅진케미칼 주가는 지난 25일 1만800원에 마감돼 시가총액이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30일 액면병합 후 거래가 재개된 후 한 달이 채 못되는 기간에 21%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 대내외 변수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웅진케미칼은 M&A 이슈에 힘입어 나홀로 승승장구한 셈이다.
25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5007억 원)에 지난 1분기 말 순차입금(2636억 원)을 더하면 웅진케미칼의 기업가치(EV)는 7643억 원으로 산출된다. 웅진케미칼의 지난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463억 원과 비교하면 에비타 배수(EV/EBITDA)가 무려 16.5배에 달한다.
|
현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각 대상인 웅진케미칼 지분 56.46%의 가치는 2827억 원이다.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46.3% 지분을 인수하는 데는 2318억 원이 필요하다. 지난 2월 말 법원이 인가한 웅진홀딩스 회생계획안에 반영된 예상 매각가(2066억 원) 보다 12% 이상 오른 수치다.
최근 국내 M&A 시장에선 에비타 배수가 10배를 넘는 거래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에비타 배수 7~8배 수준이 평균이다. 경기침체기에 에비타의 10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 M&A를 진행할 인수자가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웅진케미칼의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꽤 높은 편이라 볼 수 있다.
인수후보들에게 더 큰 부담은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웅진케미칼 거래가격이 결정될 본입찰은 9월 초로 예정돼 있다. 아직 두 달이 넘게 남은 터라 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예상이 불가능하다.
인수후보들이 주가에 연연하지 않고 기업가치를 산정해 인수가를 제안하면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제지만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입찰 당시의 시장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입찰가를 적어낸다는 것이 현실에선 녹록치 않다.
M&A 업계 관계자는 "인수후보의 제안가격과 본입찰 시점의 주가 사이에 큰 차이가 날 경우 매각 측이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이번 딜은 법원이 관여하고 있어 헐값 매각이나 특혜시비가 나올만한 가격은 더욱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입찰이 진행될 시기의 주가가 딜 성패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인 셈이다. 이번 딜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웅진케미칼 주가 추이가 꼽히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