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 IPO, 두마리 토끼 잡을까 신주로 자금조달, 구주매출시 지배구조 개선
박상희 기자공개 2013-07-03 09:46:23
이 기사는 2013년 06월 27일 1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직전연도 실적이 적자인 롯데정보통신이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등 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이 상장 추진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한 전례가 있지만, 이는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회수 차원의 IPO여서 롯데정보통신과는 다른 경우다.입찰제안요청서(RFP)를 수령한 증권사 관계자는 "2000년 대 후반에 접어 들어 롯데그룹이 3~4년에 한 번 꼴로 상장을 추진한 터라 조만간 계열사 IPO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롯데정보통신은 실적이 적자여서 상장 추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고 말했다.
단순히 회사의 자금조달 니즈 차원이었다면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의 방안을 활용하지, 굳이 실적이 적자인 상태에서 상장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 롯데그룹은 2006년 그룹의 지주사격인 롯데쇼핑을 상장시킨 데 이어 2009년 롯데건설 상장을 추진했으나, 건설 업황 부진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관련업계는 '적자 기업' 롯데정보통신이 예상을 깨고 상장을 추진한 것은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과 더불어 구주매출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등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 공공시장 참여 배제, 내부거래 비중 축소...신사업 위한 자금조달 절실
롯데정보통신의 최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7000억 원을 웃도는 등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업계 5위로 추정된다. 매출성장은 SI 프로젝트 수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시스템 구축 관련 장비 및 외주가공비 부담이 높아 영업채산성이 낮다는 게 단점이다.
실제로 롯데정보통신의 영업이익률은 5% 미만에 그친다. K-IFRS 개별 기준 2011년과 2012년 영업이익률은 2.8%, 3.1% 수준이다.
사업 환경도 악화됐다. 올해부터 개정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업체들의 공공시장 참여가 제한돼 수익기반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 및 SOC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온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한 롯데정보통신에겐 악재다.
여기다 공정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차원에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 등으로 계열사에 매출 및 수익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내부 거래 비중이 80%에 달한다.
롯데정보통신은 이에 신성장 동력 화보 차원에서 그린 IT,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 등 신규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투자도 포트폴리오 대상이다. 신규 투자를 위해선 자금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정보통신 측이 제안서를 작성할 때 신주모집 중심으로 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며 "제2롯데월드 사업이 본격화되면 IBS 사업을 위한 신규 자금도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롯데쇼핑과 상호출자...호텔롯데 등 소수 법인지분 구주매출 가능성
롯데정보통신 상장은 최근 롯데그룹이 일부 계열사 합병 및 상호출자 해소에 나선 가운데 추진되면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무게감을 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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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의 최대주주는 롯데리아(34.53%)와 대홍기획(28.06%)으로, 이들 계열사는 롯데그룹 오너 일가 지배 구조상에서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롯데리아(30.81%)와 대홍기획(34%)의 최대주주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이고,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쇼핑 지분 4.8%를 들고 있다.
공정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총 51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롯데 쇼핑을 품고 있다. 롯데정보통신과 대주주인 롯데리아와 대홍기획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수많은 순환출자 고리 중의 하나인 셈이다.
그밖에 롯데제과(6.12%), 호텔롯데(2.91%), 롯데칠성음료(1.54%) 등의 계열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7.5%) 신동주 일본롯데그룹 부회장(3.99%),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3.51%) 등 오너 그룹 일가 지분도 15%에 이른다.
롯데정보통신 IPO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연결짓는 것은 이러한 상호출자 관계 및 주주구성 때문이다. 향후 최대주주가 일본롯데인 호텔롯데가 롯데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된다고 가정하면, 호텔롯데와 신동주 일본롯데그룹 부회장의 구주매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1,2대 주주인 롯데리아와 대홍기획의 지분율이 60%가 넘기 때문에 지배구조 상 큰 문제가 없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도 소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롯데호텔-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이들 계열사 지분 매각 개연성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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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분리가 아니더라도 오너 일가 등이 현금 확보 차원에서 롯데정보통신 상장을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정보통신이 상장할 때 구주 매출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장 이후 블록세일 등을 통한 지분 매각, 지분 정리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지배구조 정리 차원의 상장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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