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전방위 합작투자 '명암' 리스크 분산 등 차원 7.5조 진행 ...중복·과잉 투자 우려도
김익환 기자공개 2013-07-11 10:17:04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9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전방위 합작투자에 나서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행하고 있는 합작투자는 모두 7건. 합작파트너는 한국, 중국과 일본, 스페인 업체로 다채롭고 투자영역도 석유화학에서 전기차배터리까지 모든 사업분야를 아우른다.투자리스크를 분산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투자금을 분담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중복·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감도 나온다.
◇ SK이노베이션, 합작투자 7.5조
SK이노베이션과 5개 자회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합작투자는 7건, 투자규모는 7조 4590억 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과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투자(1900억 원 투자)를 비롯 △ SK이노베이션과 독일 콘티넨탈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투자(3800억 원) △ SK인천석유화학과 신한-스톤브릿지간 파라자일렌(PX) 합작투자(1조 6000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SK종합화학은 △ 중국 시노펙과 에틸렌 합작투자(3조 3000억 원) △ 시노펙과 부탄디올 합작투자(6800억 원) △ JX에너지와 PX 합작투자(9590억 원)를 진행한다.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렙솔간 윤활기유 합작투자(3500억 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JX에너지와의 윤활기유 합작투자(3500억 원)는 지난해부터 상업생산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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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파트너로는 중국과 일본업체가 다수다. JX에너지, 시노펙과는 각각 2건의 합작투자를 진행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스페인 에너지업체인 렙솔과 독일 콘티넨탈을 비롯한 유럽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JX에너지는 일본 지진으로 정유공장이 가동이 중단됐을 때 SK이노베이션이 중동산 원유를 대신 구매해 휘발유를 공급한 인연이 있다.
◇ 해외시장 두드리고 사업비 분담 목적...리스크 분산
합작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로는 해외시장 진출에 따르는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것이 첫 번째로 꼽힌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시장에 여러 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중국 심천에 정유 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당국이 승인을 내주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3조 3000억 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제품 250만 톤을 생산하는 설비를 건설하는 이번 사업은 2007년 12월부터 공사를 진행했다. 시노펙을 통해 중국 현지에 진출하는 방식이 빛을 본 셈이다.
황유식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업체는 생산만 하는 게 아니라 판매망도 갖춰야 해 독자적으로 글로벌사업을 하기엔 한계가 크다"며 "외국업체가 중국 기간산업에 진출하려면 합작투자만 가능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도 합작을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JX에너지는 비용절감 노하우와 기술, 마케팅 면에서 윈윈효과를 누리기 위해 합작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다수의 합작사업으로 짊어진 투자금 부담을 덜어내려는 목적도 강하다. 7건의 합작투자에 따라는 투자규모는 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통상 설비투자의 50~70%를 차입금으로 조달한다고 해도 나머지 30~50%인 2조 3000억~3조 8000억 원을 직접 투자해야 하는 셈이라 부담이 적잖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5년 인천콤플렉스(현 SK인천석유화학)를 3조 원에 단독 인수했다. 하지만 낡은 설비 탓에 수익률이 바닥을 기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인천콤플렉스 트라우마'가 합작투자에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평가다. 통상 합작지분을 50대 50으로 가져가며 투자금 부담의 절반가량을 덜었다. 그간 합작을 전략적투자자(SI)와만 진행했지만 SK인천석유화학 PX투자 땐 재무적투자자(FI)인 신한-스톤브릿지 사모펀드와도 손을 잡은 것도 눈에 띈다.
◇ 잇따른 합작, 중복·과잉 투자 우려도
잇단 합작투자에 따라붙는 그림자도 없지 않다. 중복 및 과잉 투자 우려가 대표적이다.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렙솔과 윤할기유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JX에너지와의 윤활기유 합작설비는 지난해부터 상업생산에 착수했다.
문제는 윤활기유 수익성이 예년만 못하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그룹Ⅱ 윤활기유의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은 톤당 1027달러로 지난해 연간 평균(1129달러) 대비 9% 하락했다. 그룹 III 윤활기유 가격은 지난 8일 기준으로 톤당 1015달러로 지난해 평균가격 1195달러를 크게 밑돈다. 국내외서 윤활기유 투자가 이어지면서 향후 수익성 전망도 불투명하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윤활기유 합작투자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PX투자에 대한 우려감도 크다. SK종합화학과 SK인천석유화학은 각각 합작사업을 추진해 각각 100만 톤 규모의 PX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두 합작사가 업종 중복에 따라 운영효율성이 저하되고 시황악화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합성섬유(폴리에스테르)와 페트병의 원료인 PX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혔다. 그 까닭에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외 업체는 경쟁적으로 PX설비 증설에 뛰어들었다.
석유화학정보업체인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2017년까지 PX생산량을 중동과 중국이 PX생산량을 크게 늘려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공급과잉으로 PX마진이 기존 600달러에서 4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PX마진이 400달러까지 떨어지면 SK인천석유화학도 손실이 불가피하단 분석에 힘이 실린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PX 관련 시황이 좋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관련 수요가 공급을 웃돈다"며 "단기적으로 PX 등의 시황이 좋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략상 경영에 기여할 것이고 해외시장 진출면에서도 합작투자의 장점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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