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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P 규제, 사모 ABS로 간단히 뚫는다? NH증권, 상법상 유동화회사 통해 사모 ABS 대규모 발행 주관

황철 기자공개 2013-08-02 09:03:16

이 기사는 2013년 07월 30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법상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채권,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를 동시에 활용한 자산유동화 사례가 등장했다. 장기 ABCP가 범람하면서 증권신고서 제출 등 규제가 강화됐지만, ABS를 이용하면 공시 의무를 얼마든지 피해나갈 수 있어 새로운 규제회피 수단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사모 ABS의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고 ABCP처럼 만기나 매매에 제한을 받지도 않는다. 본질적으로 과거 유동화시장에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한 장기 ABCP와 다를 바 없는 속성을 갖고 있다.

◇ 엘투이천십삼제일차, 총 1306억 원 유동화

상법상 유동화회사인 엘투이천십삼제일차는 지난 23일 ABS 800억 원, ABCP 306억 원, ABSTB 200억 원 어치를 발행해 총 1306억 원을 조달했다. ABS 만기는 2년으로 표면금리 4.40%를 나타냈다. ABCP와 ABSTB는 3개월 단위로 롤오버되며 2년 후 약정 만기가 도래한다. 최초 매출 금리는 3.07%다.

엘투이천십삼제일차는 이트레이드증권 최대주주인 G&A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유한책임사원으로 참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유동화 조달자금은 기존 엘투이천팔제일차의 PEF 출자지분 26,15%를 전량 인수하는 데 사용했다. 페이퍼컴퍼니가 바뀌었을 뿐 사실상 기존 차입금의 차환 성격이 강하다.

소멸 수순을 밟고 있는 엘투이천팔제일차의 경우 유동화 차입금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은행권 대출금 등 간접금융시장에서의 조달 비중이 높았다. ABCP 시장에서 빌린 300억 원이 거의 전부. ABS 규모는 5000만 원으로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채권 발행 규모를 순자산의 4배로 제한한 과거 상법상의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엘투이천팔제일차의 자기자본 규모는 5000만 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차입금은 하나은행에서 빌린 500억 원과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대출금 200억 원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로써 엘투이천십삼제일차는 이번 유동화를 통해 기존 엘투이천팔제일차가 집행한 차입을 모두 시장성 조달로 바꾸게 됐다.

기초자산은 출자지분 26.15% 외에 LS네트웍스와 맺은 옵션계약의 제반 권리가 포함됐다. LS네트웍스는 G&A사모투자전문회사의 지분 38.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G&A사모투자전문회사는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지분 84.5%를 매입한 PEF다. LS네트웍스는 스스로 재무적투자자(FI)라고 밝히고 있지만 G&A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이트레이드증권 경영에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엘투이천십삼제일차는 풋옵션 계약에 따라 2년 후부터 LS네트웍스에 보유 지분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LS네트웍스는 대신 SPC가 보유한 지분의 60%까지 매도를 요구할 권리(Call Option)을 부여받았다. 콜옵션 행사일은 취득일 이후 1년 후부터 3개월 단위로 이뤄진다. 청구 횟수는 2회로 제한한다.

엘투이천십삼제일차는 콜 옵션이 행사되면 해당 비율만큼 ABS를 조기상환하기로 했다. ABS 발행 규모가 전체 조달액의 약 61%인 800억 원으로 결정된 것도 콜 옵션 행사 한도에 맞추기 위해서다.

◇ 상법상 ABS, 확산될까

이번 ABS는 상법상 유동화전문회사가 조달한 단일 회차 기준 최대 규모의 채권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론 마켓(Loan Market)에 의존하던 차입이 이번 경우처럼 사모 형태의 ABS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상법상 ABS를 사모로 발행하면 신고 절차 없이 유동화 절차를 간소하게 할 수 있다. ABCP처럼 공시의무를 면제받기 위해 전매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2011년 공포하고 지난해 4월 시행한 개정 상법은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한 상법상 유동화회사의 ABS 발행을 가능하게 했다. 주식회사의 사채 발행총액을 자기자본의 4배로 제한한 규정을 삭제한 것. 이로써 상법상 유동화전문회사는 ABCP는 물론 ABS 등으로 조달 통로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소액이긴 하지만 2012년 하반기 3건(1070억 원), 올 상반기 2건(500억 원)의 상법상 유동화전문회사의 사모 형태 ABS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ABS 대표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ABCP와 ABSTB의 주관사로는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가 참여했다.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3개월 주기로 자동 롤오버되는 ABCP와 ABSTB를 총액인수해 차환발행위험을 통제하는 역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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