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7월 31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계열사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위기론까지 불거지던 LG그룹이 올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우려와 달리 2013년 상반기가 지나자 LG그룹 각 계열사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31일 LG그룹 상장 계열사(㈜LG 및 지투알은 실적 미발표)의 2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LG그룹 주요 상장 9개사는 올해 2분기에 38조854억 원의 매출액과 1조86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3.7% 늘었고 영업이익은 17.98% 증가했다.
작년만해도 LG그룹은 부진한 성적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계속됐고 LCD TV 업황이 악화되며 적자가 확대됐다. LG전자의 부진 와중에도 꿋꿋이 호성적을 내던 LG화학마저도 화학 업황이 둔화되자 실적 부진을 비켜가지 못했던 게 작년이다. 당기순익은 2011년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공격적으로 롱텀에볼루션(LTE) 영업을 했던 LG유플러스도 LG전자와 부침을 함께 했다. 당기순익은 적자 전환이었다. LG하우시스는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평년 수준의 실적을 올리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듯 보였다.
신용평가사의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에 대해 "휴대폰 및 TV 사업의 경쟁 환경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고 백색가전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특히 대규모 기업집단 순위 4위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수익성이 둔화되면서 상대 비교가 됐다. 삼성그룹·현대차그룹·SK그룹·롯데그룹 등과 비교해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대기업집단 재무현황 자료(비금융·비보험 일반회사)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12년 기준 256조 원의 매출액에 27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155조 원의 매출액에 13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SK그룹은 158조 원의 매출액과 4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LG그룹은 116조 원의 매출액에 2조 원 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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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다르다. LG그룹의 상대적 부진은 만회돼 가는 기류다. 계열사별로 보면 LG하우시스·LG이노텍의 선전이 눈부시다.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었다. LG이노텍은 LED BLU(백라이트유닛)를 주로 제조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함께 실적이 개선된다는 분석이다. LG하우시스는 ‘자동차부품' 사업의 매출과 수익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2분기 대비 약 3배 가까이 급증했다.
LG그룹의 쌍두마차인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 개선이 가장 눈에 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 줄었다. 그러나 우려를 샀던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 사업부의 매출은 3조1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61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마이너스 279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가전 부문 수익성이 다소 둔화돼 수익 개선의 탄력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핵심 사업의 역량이 차츰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도 선방했다. 다수의 화학 업체들이 실적 악화로 고전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서프라이즈였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에 5조9172억원의 매출액과 50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소폭 늘어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실적 추세가 확연하게 위로 방향을 튼 게 아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LG그룹 관계자 역시 "주요 계열사 실적이 서프라이즈가 많았지만 올해 상반기가 지났을 뿐이고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LG전자에 대해 "절대적인 수준에서 볼 때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부문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수익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올해 하반기 휴대폰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하향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무디스는 이 때문에 LG전자의 휴대폰 사업부문의 영업실적 약화가 신용도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2분기 실적 발표 후 지적했다.
특히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LG전자도 기업설명회(IR)에서 "한국시장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경쟁 심화에 따른 판가 하락과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에 올해 1분기보다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에 비해 나아진 건 확실해 보인다. LG전자 이외의 계열사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가 상향도 줄을 잇는다. 2분기 실적 발표 후 LG그룹 상장 계열사 중 LG화학,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하우시스, LG생명과학 등의 목표가는 줄줄이 상향 조정됐다.
LG그룹은 조심스럽다. LG그룹 다른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시장 선도'와 ‘정도 경영'을 강조해 왔고 선도 제품이 조금씩 출시된 게 실적 개선의 계기가 마련된 듯 하다"며 "올해 들어 기업 조직 문화도 걸맞게 변하고 있지만 아직 반기라 추이를 좀 더 봐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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