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현실화' 없으면 적자날 판 마진압박·충당금 부담 끝났지만…NIM 최저치 기록
윤동희 기자공개 2013-08-14 08:56:17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2일 11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 수익성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실상 은행의 유일한 수익원이었던 이자 마진률이 꾸준히 하락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물론 최근 악재로 작용한 저금리 압박과 충당금 적립 이슈는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추락속도를 잠깐 멈췄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수수료 인상 등 비이자이익 부문의 개선 없이는 은행산업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ROA 10년 중 최저… NIM 집계이래 꾸준히 하락
국내 은행 수익성이 2년째 고꾸라지며 우려를 사고 있다. 국내은행의 지난 2분기 당기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48% 감소해 1조 1000억 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순익 규모가 전년대비 24%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로 볼 수 있는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3년 이후 최저치인 0.24%와 3.09%를 기록했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만 계산해도 ROA는 0.31%로 10년 중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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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마진 압박이다. 지난 2분기 기준 국내은행 수익 구조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4.6%로 절대적이다. 이자마진은 금융감독원 자료 집계 이후 사실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2분기 기준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지난 분기 1.95%에서 0.26% 포인트 하락했다.
수치상으로는 1.72%를 기록한 2009년이 최저치지만 당시에는 급격한 금리 하향조정으로 인해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금감원이 은행 자료를 취합해 발표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지난 2분기의 NIM 수치가 최저치인 셈이다. 게다가 2011년부터는 한번도 반등하지 않고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 최근 저금리·충당금 압박… 하반기부터 풀릴 듯
최근 NIM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 데는 저금리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로 인하 한 후 올해 들어 두 차례나 금리를 더 내렸다. 기준금리는 2.5%로 떨어졌지만 은행 조달금리가 해당 수준까지 내려가지 않아 마진 폭이 줄어들게 된 것.
NIM 압박도 2분기 ROA하락에 영향을 미쳤지만 높은 충당금 적립률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중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은 10년래 최고 수준이다. 2003년 카드 사태 당시 2.31%로 올랐던 시중은행의 총 여신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 2분기 기준으로 2.08%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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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부터는 이 같은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조달금리가 저점으로 내려왔고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내려릴 가능성이 적어 NIM 압박 요인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난 6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COFIX는 2.65%다. 잔액기준으로는 3.11%인데 2010년 2월 COFIX 도입이래 잔액이나 신규기준으로 모두 최저치다.
은행권 애널리스트는 "낙관론, 비관론을 떠나 기준금리 하향조정에 의한 NIM 압박은 3분기부터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STX, 쌍용건설, 웅진 등 부실 기업 정리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감에 따라 추가적인 대손충당 적립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수수료 개선 없인 실적 개선 불투명
하락 요인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수익성이 반등할 여지가 높은 것은 아니다. 하반기부터 조달금리가 빠짐에 따라 NIM은 소폭 오를 수 있으나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준은 아니다. 최근 은행의 자산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면서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ROA가 최저치(0.04%)로 떨어졌던 2003년에는 가계 부실채권이 정리됨에 따라 1년 만에 수익성이 정상화됐다. 당시에는 높은 자산성장률을 바탕으로 은행의 기초체력이 되는 NIM은 2.7%대로 크게 하락하지 않았던 덕이다.
자산성장과 NIM이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에서 돌파구는 두 가지다. 비용을 줄이거나 비이자이익을 증대하는 것. 4대 시중은행 지주사의 2분기 총영업이익경비율은 평균 54.99%로 전년 동기대비 평균 11.84% 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금감원 지시로 임원 임금 삭감과 성과체계 개편안을 마련 중이지만 꾸준히 오르는 판매관리비를 인위적, 장기적으로 하향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비이자이익 확대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수수료 이익 증대가 필수적이다. 지난 분기 수수료관련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꾸준히 비이자이익의 10~13% 수준을 차지하며 주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의 신탁, 외환·파생관련 부문 이익 등은 전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시장 변동에 따라 이익 규모가 들쭉날쭉해 유의미한 해결책으로 고려되기 힘들다.
은행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사항이긴 하지만 은행 수수료율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어 현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산관리 자문 수수료 이야기도 있지만 WM이 은행 영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송금 수수료 등 기본적인 수수료율 인상 없이는 (은행) 앞날을 보장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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