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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호실적도 '플랜트' 효과 전체 순익 2배 성장 견인..계열사 '실적 몰아주기' 시선 여전

한형주 기자공개 2013-08-26 13:51:43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호실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개선세를 나타냈다. 지난해처럼 플랜트부문이 전체 실적을 끌어 올린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도 현대제철과 현대·기아차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로템 실적 '밀어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대로템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를 통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4740억 원과 934억 9700만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공모가 산정의 토대가 되는 당기순이익은 647억 96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익은 7.56%와 33.77%, 순익은 130.57% 급증했다.

현대로템은 상반기 순익을 연환산한 올해 예상치와 지난해 순익의 산술평균 값을 기준 실적으로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계획이다. 1년 전의 두 배를 웃도는 상반기 순익은 증권신고서를 준비 중인 로템의 공모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어떤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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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실적, 올 상반기도 '구원투수'

사업별로 철도부문 매출은 7668억 5700만 원, 영업익은 128억 3000만 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5.58%, 53.54%씩 감소했다. 반면 중기부문 매출과 영업익은 1938억 1600만 원과 69억 800만 원으로 9.73%, 55.62% 늘었다. 플랜트부문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38.37%, 113.59% 급증한 5593억 3200만 원과 613억 9700만 원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철도부문을 제치고 플랜트부문이 현대로템 실적 랠리의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흐름이다. 플랜트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 2427억 원으로 전년보다 128.63% 큰 폭 늘었다. 철도 외 다른 사업부문의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익도 233.74% 늘어난 1392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철도부문 매출·영업익은 1조 6069억 원과 1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57%, 80% 급감했다. 중기부문의 매출(3546억 원)은 1.9% 줄고 영업익(44억 원)만 흑자전환해 전체 실적 향상에 일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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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수주잔액 절반 이상 수익인식

수주 내역을 살펴보면 플랜트사업의 지난해 말 계약잔액 9163억 2800만 원의 절반이 넘는 5333억 8600만 원이 올 상반기 수익으로 인식됐다. 같은 기간 철도사업의 계약잔액 4조 1449억 2700만 원 중 6779억 4100만 원만이 수익으로 잡힌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플랜트부문의 선전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상반기 말 기준 플랜트사업의 수주잔고가 8120억 3900만 원밖에 남지 않았다. 사측은 "하반기부터 현대제철의 1조 원 규모 특수강 설비투자가 예정돼 있어 수주가 확대될 것"이란 입장이지만 실제로 계획이 실현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철도부문은 올 들어 신규 계약한 1조 6501억 4200만 원 어치 물량을 더해 총 5조 1171억 2800만 원의 수주잔액을 확보한 상태다. 로템은 지난해 말 홍콩과 이집트에서 총 9200억 원 규모의 전동차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 4월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가 발주한 1조 원 규모의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도 수주했다.

최근엔 4500억 원 규모의 브라질 상파울루 교외선 전동차(240량) 제조사로도 선정됐다. 따라서 본격적인 매출 반영은 시간 문제일 뿐, 철도사업이 머지않아 주 수익원으로서의 지위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車·제철 등 특수관계자 거래↑

플랜트부문은 현대로템의 전 사업을 통틀어 그룹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가장 크다. 로템의 플랜트 실적을 좌우하는 특수관계자는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57.64%)를 포함, 기아자동차와 현대제철, 현대파텍스, 현대하이스코, 현대모비스 등이다. 이 중 로템의 호실적을 이끈 기업으로는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 등이 꼽힌다.

올 상반기 로템과 특수관계자 간 거래 내역 중 기아차와 현대제철 등에서 비롯된 매출은 약 4788억 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보다 37.7% 증가한 규모다. 지배기업인 현대차에서 발생한 매출도 231억 원으로 1년 전(111억 원)의 두 배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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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사업은 제철·자동차 플랜트 등으로 나뉜다. 제철 설비의 경우 현대제철의 당진 공장 정상화와 1, 2기 고로 사업, 3기 공사에 대한 제선·제강·연주·압연 등 일관제철소 풀라인(Full-line) 설비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 외 하이스코 당진 공장 냉연 설비도 일괄 수주해 진행 중이다.

프레스·차체·도장·의장으로 구성된 자동차 설비부문에선 미국, 브라질, 터키, 체코, 인도, 러시아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에 자동차 생산 설비를 납품한다. 로템의 원활한 상장을 위해 계열사들이 수주 물량을 일시적으로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목표로 한 공모 금액을 시장에서 가장 정당하게 인정받는 방법은 성장성으로 어필하는 것"이라며 "이를 돕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계열사들을 동원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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