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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본게임 막올랐지만 성사 낙관 일러 오릭스-인수후보간 동상이몽‥실사 통한 실질가치 산정에 집중

이재영 기자공개 2013-09-02 11:34:52

이 기사는 2013년 08월 22일 1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주 STX에너지 매각 실사가 시작됨에 따라 STX에너지 매각 본게임의 막이 오른다. 하지만 매각 측과 인수후보들간 가격에 대한 시각차, 특히 보유 해외자원 가치 산정을 두고 당사자간 줄다리기가 예상돼 최종 클로징까지 순항을 낙관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STX에너지 매각을 위한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5개사는 최근 자문사 선정을 일단락 짓고 다음주 시작될 실사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주 발표된 숏리스트에는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LG상사, SK E&S, 삼탄 등 5곳이 선정됐다. 이 중 포스코에너지와 GS에너지는 회계·법률자문만 선정, 주관사 없이 직접 딜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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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각 인수후보들은 특히 STX에너지의 자원개발 사업 부문에 대한 정밀 실사를 위해 기술자문(Technical Advisor) 선정에도 공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상 각 사이트별 기술적 분석을 통해 가채량, 상업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까닭에 이번 실사기간 중 기술자문이 특히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 오릭스-인수후보 간 거래금액 이견차 커

STX에너지 지분 96.35%를 보유한 일본계 사모투자회사 오릭스PE(이하 오릭스)는 보유 지분 중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71.35%를 우선 매각하고, 나머지 분은 일단 보유 후 STX에너지 경영 정상화와 발맞추어 추후 매각키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매각의 최종 인수자가 추후 매각 분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인수후보들은 이번 실사 과정에서 STX에너지의 실질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매각 측이 원하는 거래금액과 인수후보들의 입장에 괴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최종 딜 클로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붉어지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초의 민간 기저발전 사업자인 STX에너지의 매각에 나선 오릭스가 최대한의 거래금액을 원하는 것은 당연지사"라며 "하지만 인수후보들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STX에너지의 가치에 거품이 있다는 판단 아래, 실사조정을 통한 실질 가치 확인 후 최종 거래금액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수후보 중 하나인 삼탄이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1조 원 가량의 거액을 오릭스 측에 구두로 제시한 바 있지만 이 또한 구속력 있는 최종 제시 금액과는 별개 문제"라며 "더욱이 프라이빗 딜 형태로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경쟁을 통한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위한 오릭스의 전략들이 인수후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거래금액을 원하는 매각 측의 전략이 오히려 무리수가 되어 돌아오는 양상이다. 거래금액, 딜 프로세스 등의 노출을 꺼려하는 일본계 회사의 특성 상 프라이빗 딜 형태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높은 거래금액을 위해 가능성 있는 인수후보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한 것.

오릭스가 STX에너지에 대한 ㈜STX 보유지분을 인수하기 전, GS에너지가 사모투자회사 한앤컴퍼니와 STX에너지 공동인수를 추진했던 당시 최대 7500억 원 선으로 논의되던 STX에너지의 가치가 불과 한두달 만에 최소 1000억 원 이상 상승한 것 또한 당위성이 부족하다. 이는 단지 STX에너지 매각이 개별협상이 아닌 경쟁 형태로 바뀌면서 벌어진 결과며, STX에너지의 실질 가치와는 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GS에너지는 한앤컴퍼니와의 컨소시엄 구성 불발 후 단독으로 일본 오릭스 본사와 구체적 협상을 진행했던 입장으로서 경쟁 형태로 바뀐 현재의 상황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인수후보들, 실사 통한 실질가치 확인에 주력할 것

높은 거래금액에 대한 다른 인수후보들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인근에 건설 중인 1조 원 규모의 합성천연가스(Synthetic Natural Gas, SNG) 프로젝트에도 지속적인 자금투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이 사이트의 탈황설비 건설을 위해 최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모기업인 포스코 또한 이 프로젝트에 최소 6000억 원 이상의 추가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포스코에너지의 STX에너지 인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어렵다.

M&A업계 관계자는 "STX에너지 인수를 위한 거래금액이 8000억 원을 상회할 경우, 포스코에너지는 대규모 외부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신용등급 하향 등의 위험을 부담하면서 까지 포스코에너지가 거액을 베팅할 수는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LG상사는 그룹 지주사인 ㈜LG와의 이견이 관건이다.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LG상사가 STX에너지를 인수할 경우, 부실한 STX에너지 자원개발 사업들의 경착륙은 물론 발전 사업의 안정적인 원료 수급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STX에너지 인수를 위한 거래금액이 자꾸 높아지면서 회의적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M&A업계 관계자는 "㈜LG와 지분관계가 없는 LG상사지만 그룹 지주사의 입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다만 자금조달 능력에는 문제가 없는 LG상사로서 시업적 시너지가 높은 STX에너지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다크호스로 부상한 삼탄 또한 보유 중인 인도네시아 광산에서 생산되는 무연탄 소요를 위해 STX에너지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노하우가 부족한 발전 사업에 거액을 쏟기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인수후보들 중 가장 탄탄한 자금력을 보유한 삼탄이지만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가격 승부는 위험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과점 형태의 국내 에너지 산업 특성 상 산업 내 웬만한 플레이어들이 모두 참여한 이번 STX에너지 M&A 딜은 단순히 가격 싸움이 아니다"라며 "산업 내 오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온 인수후보들 끼리 자칫 거래금액 제한선 협상 등의 보이콧 형태로 대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인수후보들이 실사를 통해 STX에너지의 실질가치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매각 측과의 교감이 이루어진다면 적정한 선에서 거래금액이 책정, 국가 기저발전 사업자인 STX에너지의 빠른 경영 정상화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고 희망했다.

한편, STX에너지 매각 주관사인 CS는 다음주부터 약 3주간의 실사를 수행한 후 다음달 25일께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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