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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삼성석유화학, 돌파구는? 'PTA 올인' 시황악화에 몸살..최대주주 이부진 주식가치 ↓

김익환 기자공개 2013-09-02 10:31:44

[편집자주]

삼성그룹이 '전자'와 '후자'로 나뉜다는 말은 구문이 됐다. 삼성전자의 짙은 그늘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유화계열사들이 최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주유소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태양광을 비롯한 신사업에서도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복 없는 현금창출력도 눈에 띈다. 그룹 후계구도의 중요한 퍼즐 조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후자' 삼성 유화계열사의 현재를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3년 08월 28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석유화학은 화섬사업에 올인하는 사업구조를 갖췄다. 문제는 출렁이는 화섬 시황 탓에 실적 기복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시황이 꺾이면서 삼성석유화학도 홍역을 앓고 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외국기업과 합작방식으로 신사업에 손을 댔다. 하지만 신사업의 동력이 약화되면서 화섬사업 부진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석유화학의 추락은 최대주주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자산가치에도 악영향이 될 수 있다.

◇ 적자행진 고민...재무구조도 나빠져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1조2347억 원, 128억 원의 매출액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석유화학은 지난 2011년 135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738억 원의 순손실로 돌아선 뒤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석유화학은 출범 때부터 합성섬유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만 줄곧 생산했다. PTA 시황에 울고 웃는 사업구조를 갖췄다. 2009년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합성섬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009~2011년 연간 1000억~2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중국과 동유럽 지역에서 PTA 설비증설이 잇따랐고 2012년 중국 경기 침체로 합성섬유 수요가 줄면서 PTA 시황도 악화조짐이 뚜렷했다. PTA 마진이 줄면서 삼성석유화학은 지난해부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PTA마진은 2010년과 2011년 톤당 200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2012년 평균 PX마진은 83달러 침체가 뚜렷했다.

물론 지난 5월 들어서며 PTA마진이 100달러를 넘나들었지만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특히 7월말부터 PTA마진이 50달러로 급락하며 시황 회복의 기대감마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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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아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2009년 이후 부채비율이 하락세를 타면서 2011년 87.7%까지 내려왔지만 2012년 103.2%, 2013년 상반기 114.5%까지 증가했다. 당분간 시황악화가 이어질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에 적자에 따른 부채비율은 꾸준히 치솟을 전망이다.

◇ 합작사업이 돌파구?...최대주주 이부진 자산가치 '빨간불'

삼성석유화학은 돌파구를 신사업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신사업으로 출구를 찾는 것도 여의치가 않다. 지난 6월 20일 독일 SGL그룹과 50대 50 탄소섬유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판매하는 탄소섬유는 항공·스포츠, 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며 경량화 소재로 사업범위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넘겨 받은 개미산 사업도 신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이다.

다만 탄소섬유사업은 수입판매에만 집중하는 까닭에 실적 기여도는 미지수다. 삼성석유화학 관계자는 "국내에 설비를 건설할 계획은 없으며 일단은 탄소섬유 제품의 수입 및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미산사업도 규모가 작다. 지난해 11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양도 받은 설비 자산의 가치는 50억 원으로 당장 의미있는 매출이 잡히지는 않는다. 신사업 동력도 많이 약화됐다. 삼성석유화학에서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케미칼 사업 R&D 부서 일부가 삼성전자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PTA 시황악화를 메울 사업 다각화가 부진한 셈이다.

삼성석유화학 실적하락은 주주 자산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는 오너일가인 이부진 사장이다. 이 사장은 2007년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으로부터 삼성석유화학 지분 33.1%를 450억 원에 매입했다. 삼성석유화학은 이 사장 외에도 삼성물산 (27.27%), 제일모직(21.39%), 삼성전자 (12.96%), 신세계(5.2%) 등이 지분을 쥐고 있다.

당장 기업공개(IPO) 후보군으로 꼽혔던 삼성석유화학이 잇단 적자로 상장을 노리기 어렵게 됐다. 증권업계는 2009~2011년 평균 2000억 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올렸던 삼성석유화학이 IPO를 추진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IPO는커녕 주주의 자산가치만 훼손될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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